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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시아·태평양

아프간 1조 달러 광물 발견, 독인가 축복인가

등록 2010-06-14 22:54

NYT “리튬 대량 매장 등 산유국 버금갈 자원”
일부선 “수치 근거 부족” 보도 시점 등 의구심
‘불모의 땅’으로만 알려졌던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이 1조달러(1223조원) 가치의 광물 매장층을 발견했다고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사실이라면 아프간전의 양상과, 양귀비 재배가 고작이었던 아프간의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만한 규모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복수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미국 국방부와 지질학자 팀이 아프간에서 철광석과 구리뿐 아니라 코발트, 금 등의 광물 매장층을 서부지역을 비롯해 남·동부의 파키스탄 접경지역에서 확인했다며,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에게도 얼마 전 이런 사실이 보고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달 조사했던 서부 가즈니주에는 세계 최대 리튬 매장지로 알려진 볼리비아에 맞먹는 양의 리튬이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리튬은 노트북 배터리 등의 원료로 최근 전세계가 주목하는 광물인데, 펜타곤의 내부 메모는 아프간을 “리튬의 사우디아라비아가 될 수도 있다”고까지 내다봤다.

미국 팀은 1980년대 옛 소련이 아프간 점령 시절 작성한 도표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사를 시작한 뒤 지난해 국방부내 이라크 사업개발 태스크포스가 아프간으로 옮겨오면서 본격적인 경제적 가치 환산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아프간 정부가 올가을로 예정중인 국제적 입찰사업을 미국이 도울 것”이라는 관리의 말도 전했다.

아프간의 자원 매장 가능성은 예전부터 제기됐지만 전쟁과 가난이 계속되어 온 이 땅에선 개발사업은커녕 매장 확인 작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포린 폴리시>의 블레이크 하운셸 운영편집장은 14일 새벽 자신의 블로그에 <뉴욕 타임스>의 보도는 “수치도 근거가 부족하고, 아프간 전황이 미국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시점에 나온 것이라 의심스럽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설사 있더라도 산업기반이 없는 아프간에서 경제적 이익을 내는 데까지는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현재 한 해 국내총생산이 120억달러에 불과한 아프간의 운명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자원개발법이 2005년 제정됐다고는 하나 제대로 적용된 적이 없는 아프간으로 세계 각국과 기업들이 달려들 가능성은 다분하다. 이미 중국은 아프간의 일부 구리 광산 채굴권을 따내며 관심을 보여왔다.

여기에 부패가 만연한 아프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이익을 두고 이라크의 예처럼 대립할 가능성은 높다. <뉴욕 타임스>는 탈레반이 더 거세게 전쟁에 달려들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자원이 있더라도, 이는 아프간에 축복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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