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반응
인도네시아 정부 쪽은 21일(현지시각) 한국 국정원 요원들이 인도네시아 특사단의 호텔방에 들어가 정보를 훔쳤다는 의혹에 대해 도난당한 군사기밀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 쪽에선 국가안보와 관련된 일이라며 이 일을 쟁점화할 태세다.
인도네시아의 영자지 <자카르타 글로브>에 따르면 정무 및 법무·안보 담당장관인 조코 수얀토는 이날 “사라지거나 도난당한 랩톱은 산업장관의 한 스태프 것”이라며 “양국간 경제협력에 관한 정보가 담겨 있을 뿐 당시 특사단의 국방장관은 군사정보를 갖고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 출신 야당의원으로 하원 국방위 소속 투바구스 하사누딘은 이날 <자카르타 포스트>에 실제 정보를 도난당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이는 국가안보에 당혹스런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일이 발생할 정도라면 우리 방위 시스템이 어떤 상태라는 거냐”고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또 한국형 고등훈련기인 T-50 구매는 공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T-50이 아니라 2009년부터 양국이 진행해온 한국형 전투기(KFX) 프로젝트와 관련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사누딘 의원 등은 2009년 이명박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 이후 인도네시아가 사업비의 20%인 80억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진 한국형 전투기 프로젝트가 북한을 자극해 중립위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재평가를 주장해왔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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