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파커 시장 “120명 구조”
22일 낮(현지시각) 강진 발생 이후 뉴질랜드 경찰과 구조대원 등은 결사적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사람들을 찾는 등 밤샘 구조작업을 벌였다. 주민들은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파내기도 했다. 하지만 저녁이 되며 비까지 내리면서 구조작업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은 전했다.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가까스로 전화가 연결된 가족과 언론에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건물 안에 갇혀 뉴질랜드의 <티브이3>와 인터뷰한 오스트레일리아인 앤 보스는 “아이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딸도 나도 울었다. 당신도 이런 상황이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뭔가 얘기하고 싶지 않으냐?”며 “피가 나는 것 같고, 손이 부러진 것도 같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깨어 있겠다”고 말했다고 <데페아>(dpa) 통신은 전했다.
일본 도야마외국어대에서 온 일본인 교환학생들과 교사들도 함께 점심을 먹다가 무너진 건물에 갇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한 교사는 일본의 가족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 “7명의 학생과 함께 갇혀 있고 무사하다”고 알렸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12명의 학생들은 상황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날 피해는 주로 벽돌과 시멘트로 지어진 오래된 빌딩에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9월 발생한 지진이 건물들을 더 약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에는 100명에서 최대 200명으로 추산되는 사람들이 건물에 깔리거나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 실려온 부상자는 수백명이 넘었다. 학교와 마을회관 등에 마련된 대피소에는 2000여명의 사람들이 대피중이다.
군과 경찰 및 구조대원들은 구조견과 함께 무너진 건물들 사이를 헤치고 다니며, 이날 밤까지 120명 가까이 구해냈다고 밥 파커 크라이스트처치 시장은 전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군인 300명과 경찰 수백명 등 구조인력을 증원했고, 오스트레일리아와 미국은 구조지원팀을 파견하기로 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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