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11일(현지시각) 열린 프로풋볼(NFP) 신시내티 벵골스와 볼티모어 레이번스의 전반 경기 중 안내원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표지판을 들고 서 있다. 볼티모어/AP 연합뉴스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SARS-CoV-2)가 매우 강력해 지폐나 휴대전화 액정 표면에서 최장 28일간 생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제껏 확인된 것보다 생존 기간이 훨씬 긴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질병대비센터(ACDP)가 이런 내용이 담긴 연구 결과를 <바이러스학 저널>에 발표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기존 연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폐나 유리 표면에서 2∼3일, 플라스틱·스테인리스(강철) 표면에서 최대 6일간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에 비해 독감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은 17일 정도다.
이번 연구는 실내 온도 수준인 20℃, 어두운 환경에서 이뤄졌다. 이번 연구에선 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40℃에서는 24시간 안에 감염을 멈추는 등 온도가 높을수록 생존 시간이 짧아진다는 결과도 나왔다.
데비 이글스 질병대비센터 부소장은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오랜 기간 표면에서 전염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표면 접촉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 바이러스 양이 얼마나 돼야 감염이 이뤄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바이러스의 표면 생존 기간을 확립하는 것은 고접촉 분야의 위험 완화 전략 개발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가 어두운 환경에서 이뤄진 점은 한계로 꼽히기도 한다. 이에 대해 <비비시>는 “자외선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죽이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표면 접촉을 통한 실제적 감염 위협에 의구심으로 보내는 전문가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다른 연구를 언급하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9시간 정도까지는 피부에서 생존하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약 2시간이 안 되게 생존한다는 연구결과들도 있기 때문에 (중략) 진짜 현실에 적용됐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정확한 예상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다만 “여기서(ACDP 연구가) 주는 시사점은 두 가지일 것 같다”며 손 씻기와 표면소독을 더욱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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