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일 중국 출신 세계적 테니스 선수 펑솨이와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누리집 갈무리
‘실종설’에 휩싸였던 중국 출신 세계적 테니스 선수 펑솨이(35)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올림픽위) 쪽에 자신이 안전하다고 직접 밝혔다. 펑솨이는 이달 초 장가오리(75) 전 국무원 부총리한테 장기간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직후 외부와 연락이 끊기며 신변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바 있다.
22일 <로이터> 통신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펑솨이는 전날 토마스 바흐 올림픽위 위원장과 30분 남짓 진행된 화상 통화에서 자신이 베이징의 자택에서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통화에는 핀란드 여성 아이스하키 대표팀 출신 엠마 테르호 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과 중국테니스협회 부회장을 지낸 리링웨이 올림픽위원회 위원이 배석했다. 2014년 여성 테니스 복식 세계 랭킹 1위를 기록했던 펑솨이는 올림픽에 세 차례 출전한 바 있다.
올림픽위원회는 통화 뒤 자료를 내어 “펑솨이는 자신의 신변에 대한 올림픽위원회의 우려에 사의를 표했으며, 앞으로도 자신이 사랑하는 테니스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현재로선 사생활이 존중되기를 원하며, ‘가족·친구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올림픽위원회는 또 “펑솨이가 내년 1월 베이징을 방문하면 저녁 식사를 함께 하자는 바흐 위원장의 제안을 기꺼이 수락했고, 테르호 선수위원과 리링웨이 위원도 동석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펑솨이는 지난 2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1기 때 중국 최고 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낸 장가오리 전 부총리한테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후 이 글이 30분도 안돼 삭제되고 외부와 연락이 끊기면서 신변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이후 여성 프로 테니스 투어대회를 주관하는 단체인 여성테니스협회(WTA)를 중심으로 오사카 나오미, 서리나 윌리엄스 등 현역 선수는 물론 빌리 진 킹 등 여성 테니스계 원로까지 나서 펑솨이의 행방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이후 미국·영국·프랑스 등 각국 정부는 물론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까지 나서 “펑솨이가 안전하다는 점을 입증하라”고 중국 당국을 압박했다. 이 움직임은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대한 미국 정부의 ‘외교적 보이콧’ 검토 발언과 맞물리며 파장이 커졌다. 올림픽위원회와 통화하기 앞서 중국이 관영매체를 통해 펑솨이의 일상을 공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스티브 사이먼 여성테니스협회 회장은 영국 <가디언>에 “펑솨이의 안전한 모습을 영상으로 보게 돼 다행이지만, 그의 신변이 안전한지 강압이나 강요 없이 소통이 가능한 상태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사이면 회장은 이번 “영상 공개와 관계없이 펑솨이가 제기한 성폭행 의혹에 대한 전면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한 조사를 촉구하는 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H6s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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