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시안/신화 AP 연합뉴스
세계은행이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1%로 내려잡았다. 2달 전보다 0.3%포인트 낮게 전망한 것으로, 이게 현실화된다면 중국 경제는 1990년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세계은행은 22일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0월에 전망한 것보다 0.1%포인트 낮은 8%로 전망하고, 내년 전망치도 기존 5.4%에서 5.1%로 내려잡았다. 천안문 사태에 대한 국제적 제재의 영향으로 3.9%까지 내려간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중국 경제 성장률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해 2.2%였다. 하지만 지난해 성장률은 주요 경제권에서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었다. 올해는 지난해 경제 둔화에 대한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8%대 성장이 예상된다.
세계은행은 내년 전망치를 낮춘 것은 “중국 경제의 전망에서 하방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중국 정부의 방역 조처가 지속되거나 강화돼 기업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채무 불이행으로 파산 위기설이 도는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경기의 냉각 가능성도 거론했다. 부동산 분야는 중국 성장률의 3분의 1을 담당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최근 중국 당국은 경기 하강 위험에 대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우량대출금리 1년물 금리를 3.85%에서 3.8%로 0.05%포인트 내렸다. 20개월 만의 인하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리 인상 가능성을 띄우며 유동성 공급 축소에 속도를 내는 것과 상반된다. 또 인민은행은 주요 은행들의 지급준비율도 0.5%포인트 인하하며 기업과 가계에 대한 유동성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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