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오른쪽)가 5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베이징/AP 연합뉴스
퇴임을 앞둔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직원들과의 고별인사 자리에서 한 발언이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6일(현지시각)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최근 리커창 총리가 국무원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연설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번지고 있다. 영상을 보면, 리 총리는 800여명의 직원이 서 있는 가운데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며 함께 일한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중앙통신>은 이 영상을 접한 이들이 리 총리의 발언이 특정 인물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의미심장하다”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열심히 일해준 직원들에게 하는 마지막 인사말로 해석할 수 있지만, 부정적인 맥락에서 하늘이 지켜보고 있음을 강조하는 의미로도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리 총리가 재임 기간에 종종 ‘쓴소리’를 마다치 않은 인물이었다는 점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리 총리의 고별 연설을 담은 영상은 트위터와 유튜브 등 해외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고 있다. 트위터에선 한자로 리커창을 검색하면 ‘리커창 고별’이 자동 완성될 정도다. 지난주 진행된 연설이 뒤늦게 화제가 된 것은 중국 소셜미디어에선 리 총리의 고별 영상이 당국의 검열로 삭제됐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리 총리는 지난 5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마지막 정부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이후 11일 후임 총리가 선출되면 10년간의 총리직을 내려놓는다.
한때 시 주석의 경쟁자이자 중국 경제개혁의 적임자로 꼽혀온 그는 시 주석이 3연임 독주 체제를 굳혀가는 가운데 입지가 좁아졌으며, 끝내 ‘조용한 2인자’로 물러나게 됐다. 다만 리 총리가 이번에 업무보고를 끝내자 37초간 박수가 이어지는 등 그를 향한 당내의 평판과 신임은 여전히 두텁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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