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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추격 무서울 정도…톈진 한국기업, 5분의 1로 줄어”

등록 2023-05-24 05:00수정 2023-05-24 15:34

박홍희 톈진 한인회장
박홍희 중국 톈진 한인회장. 본인 제공
박홍희 중국 톈진 한인회장. 본인 제공
중국 생활 16년차인 박홍희 중국 톈진 한인회장은 10일 <한겨레>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의 추격을 “무서울 정도”라고 표현했다. 그는 중국의 산업 경쟁력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상승해 “한국이 50년 동안 이룬 것을 20년 정도 만에 이룬 것 같다”고 했다. 베이징과 서해를 잇는 관문 역할을 하는 톈진시는 한동안 ‘중국 내 한국의 산업기지’로 불렸었다.

―현재 재중 한국 기업들 상황이 어떤가?

“심각하다. 특별한 기업 몇곳을 빼고는 전부 안 좋다. 중국 제조업 경쟁력이 너무 빠르게 올라왔다. 예전에는 한국 제품이 좀 비싸도 품질이 좋기 때문에 샀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톈진에 한때 한국 업체가 2500여개 있었는데, 지금은 등록 업체가 750개, 운영되는 업체는 500개 정도 되는 것 같다.”

―어떤 업체들이 있나?

“주로 제조업 기반이다. 대기업이 들어오면 1·2·3차 벤더 업체가 오고, 중소기업이 수백개 따라온다. 2018년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이 문을 닫았고, 위니아전자 공장도 문 닫았다. 현대차 공장도 거의 가동을 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대기업이 철수하거나 상황이 나빠지면서 그 아래 업체들도 폐업하거나 많이 떠났다.”

―어떻게 해야 하나?

“쉽지 않다. 중국산 품질이 상당 수준으로 올라왔다. 지금 경쟁 구도에서 제조업은 어려울 것 같다. 서비스업이나 기술 집약 사업은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추격 속도가 그렇게 빠른가?

“빠른 정도가 아니고 무서울 정도다. 한국은 기업들이 사업하는 데 규제가 많고 유연성이 낮다. 중국은 다르다. 자동차만 해도, 우리는 엔진차에서 하이브리드차를 거쳐 전기차로 갔지만, 중국은 곧바로 전기차로 갔다. 국가 지원도 어마어마하다. 같은 돈을 주고 산다면, 굳이 한국 차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

―중국도 국산품 애용 운동을 하나?

“공식적으로 하지 않는다. 젊은이들 사이에 궈차오(국산품 애용) 열풍이 불었다. 중국은 개인보다 공공이 우선이고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

―최근 한-중 관계가 좋지 않은데 영향이 있나?

“아무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 등이 여러 생각을 하고 외교를 할 것이다. 국민 한 사람으로서 뭐라 하긴 그렇지만, 중국에서 사업하는 사람으로 한-중 간 불필요한 갈등 때문에 손해를 보는 부분이 있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달 광저우 엘지디스플레이 공장을 방문했는데.

“중국에서 최고지도자가 외국계 공장을 찾는 것의 의미는 한국과 다르다. 사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얼마 뒤 윤 대통령이 대만 문제를 거론하면서 관계가 다시 급랭했다. 매우 아쉽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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