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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간부급들 귀국행렬…북 당국, 중국 접경 ‘통신규제’

등록 2011-12-21 21:19수정 2011-12-21 22:51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철교(중조우의교) 입구에서 21일 밤 공안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단둥/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철교(중조우의교) 입구에서 21일 밤 공안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단둥/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신의주 인접 단둥 가보니
북 영사관 북한인 긴 조문 행렬에 국화 동나기도
신의주 통화 차단…“세관 폐쇄·외부인 내보낼 듯”
내부 단결속 행사진행 관측…무역은 거의 중단
“지금 단둥에서 팔리는 것은 꽃밖에 없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발표 사흘째인 21일, 북한 신의주와 접한 중국 쪽 국경도시 랴오닝성 단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렇게 말했다.

단둥에선 이날도 압록강철교를 통해 김 위원장 추모 행사에 참가하러 귀국하는 북한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고, 북한 영사관엔 검은 옷을 입은 북한 사람들의 조문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의 손에는 대부분 흰 국화가 들려 있었다. 꽃을 파는 한 상인은 “북한의 꽃 수요가 엄청나다. 흰 국화가 다 떨어져 단둥의 모든 꽃가게가 흰 국화를 찾아 헤매고 있다”고 말했다. 단둥 경제가 북한과의 무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다른 업종의 상인들은 북한과의 무역이 사실상 거의 중단되자 한숨을 짓고 있으며 “기다려야지 별수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

북한으로 서둘러 귀국하는 행렬은 대부분 북한 당국으로부터 중국과의 무역 허가를 받은 책임자나 간부급이다. 일반 북한인들은 애도 기간에 영업을 중단한 상황이다.

21일 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화려한 유흥의 불빛이 점멸하는 중국 쪽 강변 거리와 대조적으로 북한 쪽 강은 몇개의 희미한 불빛만이 어둠과 맞서고 있었다. 압록강변 볜장중루의 번화한 네온사인 속에서도 옥류관·송도관 등 단둥시내 10여곳의 북한 식당들은 문을 굳게 닫은 채 불을 끈 상태였다.

택시기사 쑨롄은 “김정일의 사망에 대해 북한 사람들은 애통해하지만 사실 중국인들은 별 관심이 없다”며 “오히려 사업하는 이들은 젊은 김정은이 김정일보다 외부와 교류를 활성화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한 조선족 인사는 “김정일 사망 뒤에도 압록강철교를 통한 북-중 무역은 중단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며 “지난해 김정은 후계체제와 장성택의 섭정체제가 완료됐고, 중국도 김정은 체제를 승인한 상황이어서 별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장례식 날짜가 다가오면서 북한이 외부인들을 내보내고 외부와 접촉을 차단한 채 ‘내부 단결’ 속에서 행사를 치르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당국이 북-중 접경지역의 통신을 대폭 규제하면서 휴대전화 통화가 차단되고 유선전화도 제한적으로만 허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권민주화운동정보센터는 지린성 여유국(관광국) 북한 담당 책임자한테서 북한 정부가 24일 세관을 폐쇄할 예정이며 외국인 여행객이나 사업가는 그 전에 북한에서 나와야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홍콩 <명보>가 전했다.

북한과 중국 땅이 맞닿은 황금평 등에는 중국 무장경찰이 대거 배치돼 이전보다 훨씬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


단둥/박영률 기자,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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