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국

‘김정일 사후 주도권’ 느긋한 중, 다급한 한, 정중동 미

등록 2011-12-23 20:58수정 2011-12-23 22:03

중, 독보적 영향력…북 새 지도부 전폭지원 뜻
한, 6자대표 급파 이어 27일 중국과 전략대화
미, 중·한 협조 기대속 ‘뉴욕채널’로 직접 접촉
일, 노다 총리 내일 중국행…한반도 정세 논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한반도 정세의 새판짜기를 둘러싼 주변국의 외교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5~26일 중-일 정상회담에 이어 27일 한-중 전략대화가 열리는 등 특히 북한에 대한 독보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중국을 의식한 한·미·일의 발걸음이 바쁘다.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과의 ‘거리감’을 확인한 한국은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22일 베이징에 급파된 한국 쪽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중국의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나 북한 상황을 논의하고 한반도 안정과 6자회담 재개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고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한국은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고위급전략대화에서 김 위원장 사후 한반도 정세 등과 관련한 두 나라의 상황 인식과 대응기조 조율을 주요 의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박석환 외교통상부 1차관과 장즈쥔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1월 초 예정으로 추진중인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서도 한반도 정세가 양국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부상하게 된 상황이다.

김 위원장 사후, 한국은 중국과의 소통 문제를 드러냈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 위원장 사망 발표 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불통’ 상황을 맞았다. 외교부 쪽은 20일 있었던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김성환 외교장관의 전화통화에선 ‘주변국들이 북한을 자극하면 안 된다’는 데 공감을 이뤘다고 전했다.

중국은 김정일 위원장 사망 발표 이후 즉각 북한의 혼란과 한반도 긴장 고조 방지라는 전략적 목표 아래 발빠르게 움직이며 주도권을 잡았다. 김 위원장 사망 발표 당일인 19일 북한에 조전을 보내 ‘김정은 영도 체제’ 지지를 선언했고, 이어 중국 최고 지도부 9명 전원이 북한대사관을 찾아 조문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애도기간 동안 후 주석의 특사를 북한에 파견해 대규모 식량원조를 하고 그동안 진행해온 북-중 경제협력을 가속하자는 뜻을 전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식량난과 경제난 해결이 다급한 북한 새 지도부에게 전폭적 지원을 함으로써 대북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중국은 아울러 의장국으로서 6자회담을 조기에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을 의식하는 미국도 김정은 체제를 사실상 인정하면서 최대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모양새다. 주한미군의 경계태세도 변동시키지 않았다. 특히 북한은 상중임에도 뉴욕 채널을 통해 미국에 식량지원 관련 실무협의를 제안했고 미국은 이를 관례와 달리 공개했다. 3차 북-미 회담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미국은 중국의 협조를 기대하면서 동시에 대북 주도권이 중국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너무 앞서 나가면 이를 따르지 못하는 ‘우방국’ 한국 정부를 어렵게 할 수 있고, 상황 관리에만 주력하면 비핵화 등 대북 협상 모멘텀을 잃게 되는 것을 동시에 염두에 두고 조심스러운 줄타기중이다.

25~26일 중국을 방문하는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도 중국의 후진타오 주석, 원자바오 총리 등과 만나 지난해 센카쿠열도 충돌로 빚어진 양국간 서먹한 관계를 해소하는 외에 양국간 북한 관련 정보 교환체제 구축 등 한반도 정세와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의 사망 이후 북한 관련 정보가 별로 없는 일본은 최근 “긴밀히 정보를 공유하고 싶다”고 중국에 요청하는 등 중국에 바짝 다가서는 모양새를 보였다. 하지만 중-일 양국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안정 유지를 위해 협력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하더라도, 그 이상의 구체적인 조처가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베이징 워싱턴 도쿄/박민희 권태호 정남구 특파원, 이용인 기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영국·우크라 ‘100년 동반자’ 협정…“우크라 안전 보장 최선 다할 것” 1.

영국·우크라 ‘100년 동반자’ 협정…“우크라 안전 보장 최선 다할 것”

이스라엘·하마스, 가자 전쟁 15개월 만에 휴전 합의 2.

이스라엘·하마스, 가자 전쟁 15개월 만에 휴전 합의

‘휴전 합의’ 가자의 환호와 절망 “행복하지만, 집과 가족 잃었다” 3.

‘휴전 합의’ 가자의 환호와 절망 “행복하지만, 집과 가족 잃었다”

마하마 전 대통령, 가나 대선 승리…8년 만에 재선 성공 4.

마하마 전 대통령, 가나 대선 승리…8년 만에 재선 성공

우크라, 러 본토 최대 공세...‘종전 주장’ 트럼프 취임 전 전쟁 격화 5.

우크라, 러 본토 최대 공세...‘종전 주장’ 트럼프 취임 전 전쟁 격화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