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중 무역 타격”
“개인 한두명에 좌우되지 않아”
중 외교부 “우호관계 지속 발전”
“개인 한두명에 좌우되지 않아”
중 외교부 “우호관계 지속 발전”
9일 북한 당국이 장성택 조선노동당 행정부장의 실각을 공식 발표하면서, 경제협력을 포함한 북-중 관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성택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시절부터 북-중 경협을 진두지휘해왔다. 지난해 8월에는 나선과 황금평·위화도 특구를 관할하는 북·중 공동지도위원회의 북한 쪽 위원장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해 당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장성택 실각에 관해 “이는 북한 내부 문제로 북한이 국가안정, 경제 발전, 인민행복을 이루길 희망한다”며 “전통적인 중-조(북-중) 우호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장성택의 실각을 ‘북한의 내정’ 문제로 규정하면서 북-중 관계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반응으로 보인다. 훙 대변인은 이번 사태가 황금평 특구 등 북-중 경협에 미칠 영향을 묻는 물음에도 “그건 조선(북한) 내부적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중국 내 다수 북한 전문가들은 장성택의 실각이 당장 북-중 경협에 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왕쥔성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9일 “장성택의 실각은 김정은의 권력 강화 측면에서 이뤄진 북한 내부의 문제”라며 “그가 친중파이고 북-중 무역에 적잖은 실적을 쌓은 것은 사실이나 중국-조선(북한) 관계가 개인 한두명에 의해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오후지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도 “시장 원리를 중심으로 한 기업의 주체적인 대북투자라는 중국의 대북경협 원칙이 바뀐 것이 없다. 게다가 올해 초 북한의 핵 실험 뒤 나선이나 황금평 특구의 중국 투자도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북-중 경협 관계자 등 사이에선 장성택의 실각이 북-중 경협에 어떤 식으로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북한 지도부가 “장성택이 자원을 헐값으로 팔아넘겼다”고 거론한 것은 중국과의 무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북-중 무역 종사자는 “북한 안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개혁·개방을 부르짖은 장성택의 실각은 필연적으로 북-중 경협에 차질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북-중 무역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장성택 라인이 북-중 무역을 관장해 왔기 때문에 상당 부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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