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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틸러슨 “북-미 직접 접촉채널 있다”…대화 포석 깔리나

등록 2017-10-01 17:25수정 2017-10-01 21:44

“직접 채널 2~3개 갖고 있다. 계속 주목하라”
“대화국면 전환”해석 vs “기초적 채널일 뿐”
시진핑 만났지만 ‘북핵’ 공개발언은 없어
전용기 문제 일으켜 군 수송기 타고 방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30일 중국을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복수의 직접적 접촉 채널이 존재한다면서 북한과의 대화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물밑 채널을 말한 것으로 보이지만, 북-미 간 긴장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접촉’과 ‘대화’를 꺼낸 것이라 주목된다.

이날 베이징에 도착한 틸러슨 장관은 미 대사관저에서 기자들을 만나, 대북 접촉 문제에 관해 “우리는 살피는 중이다. 그러니 계속 주목하라”며 “우리는 (북한에) ‘대화하고 싶은가’라고 묻는다. 우리는 평양에 여러 접촉선을 갖고있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그는 2~3개의 접촉 채널이 있다며, “우리는 그들과 얘기할 수 있고,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중개 구실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으며 “직접적으로, 우리만의 채널이 있다”고 말해 북-미 직접 접촉임을 시사했다. 다만 북한의 반응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가 직접 북-미 접촉 채널의 존재를 인정했지만, 그 의미와 대화 전망에 대한 진단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성렬 국제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18일 개막하는 중국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끝나고 22일로 예정된 일본 조기총선이 치러지고 나면, 이달 말께 국면 전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일련의 물밑 접촉을 통한 협상이 이란 핵합의로 귀결됐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이 트럼프의 북한 정책으로 재탄생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북-미 접촉이 당장 성과를 낼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근 서울대 교수는 “가장 기초적인 대화 채널만 유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고,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채널은 분명 있는 듯한데, 양쪽은 아직 불신의 골이 깊다”고 짚었다. 외교가에서는 틸러슨 장관의 발언 자체가 ‘역할 분담론’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국방부가 군사적 옵션을, 재무부가 경제 제재를 강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무부 수장으로서 외교적 해법을 거론한 것이라는 의미다. ‘이란 모델’의 회생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이란처럼 조잡한 핵합의를 북한과 꿰어맞추진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발언이 북핵을 둘러싼 북-미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가운데 대화를 주문해온 중국을 무대로 나왔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는 양쪽 최고지도자들이 서로 위협을 주고받으며 형성된 긴장을 완화시켜야 한다며, “지금은 상황이 다소 과열됐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중단한다면 많이 진정될 것”이라며 “모두가 진정하기를 바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앞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중국 수뇌부와 면담했지만, 언론에 공개된 들머리 발언에선 북핵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무역 마찰 등 다른 민감한 현안들도 피해갔다. 면담 결과의 대외 발표문은 중국 쪽 의도대로 미-중 협력과 11월초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사전 조율에 초점이 맞춰졌다. <블룸버그>는 미-중의 불협화음이 노출되지 않은 것은 상대가 공개적으로 모욕당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틸러슨 장관의 스타일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틸러슨 장관은 애초 29일 저녁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전용기에 문제가 생겨 일본 요코타 기지에서 미 공군의 C-130 허큘리스 수송기로 갈아타고 하루 늦게 도착했다. 중국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11월에 방문할 한국, 일본, 베트남, 필리핀을 방문할 예정이다.

베이징 워싱턴/김외현 이용인 특파원, 노지원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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