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국 상하이에서 첫 거래를 시작한 기술혁신주 전문 시장 과학기술혁신판(커촹반)의 개장식에 참여한 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상하이/AP 연합뉴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새 증시가 22일 개장과 동시에 모든 상장주가 폭등하면서 국제 주식시장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본시장 개혁의 하나로 추진한 과학기술혁신판(커촹반)이 이날 상하이에서 본격 영업을 시작했다. 과학기술혁신판은 상하이증권거래소가 신설해 운영하는 기술혁신주 전문 시장으로, 영어로는 ‘스타 마켓(Star Market)’이다. 22일 첫날에만 모두 25개의 과학기술 관련 업체들이 상장했으며, 모두 기업공개 당시보다 몇 배씩 주가가 뛰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새 기술주 시장인 스타 마켓에서 열광적인 매수 주문이 몰리면서 첫 거래에 나선 주식들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며 “스타의 주식 전광판은 빛난 반면 중국증시 전반은 가라앉았다”고 보도했다. 25개 상장사들의 주가는 이날 오전에만 107~415%까지 올랐으며, 전체 거래액은 380억위안(약 6조5000억원)에 이르렀다. 첫 상장 업체들은 정보통신(IT) 업체가 13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재료, 바이오, 첨단장비 제조업 등 과학기술 유망 기업체들이 다수 참여했다.
반도체 제조사인 안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두 차례나 서킷 브레이크가 발동될 만큼 과열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서킷 브레이크는 증시에서 주가의 지나친 급등락을 막기 위한 일시적 거래 중단 조처다. 이 업체의 주가는 처음 상장 때 기업공개에서 밝혔던 것보다 415%나 폭등했다. 안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왕슈민 회장은 현지 경제매체 <이카이>에 “투자자들이 안지에 이렇게 엄청난 관심과 지지를 보낼 줄 상상도 못했다”며 “주가 급등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의미하므로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철도 통신·제어 기술업체인 중국철도통신(CRSC)은 이날 오전에만 76억위안(약 1조3000억원) 어치의 주식이 거래됐다.
반대로 개장과 동시에 주가가 폭락했다가 회복한 업체도 있었을만큼 이날 커촹반 주가는 급격하게 요동쳤다. ‘쑤저우 하몬트로닉스 자동화기술’은 장중 한때 주가가 30% 급락하면서 서킷 브레이크가 작동됐으나 오후 들어 기업공개 가격의 113% 수준으로 반등했다. 중국 롄쉰증권의 한 수석 애널리스트는 <로이터> 통신에 “이날 주가의 급변동과 불안정은 예견됐던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스타 마켓에 몰리면서 전체 증시의 유동성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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