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 의료팀 경호요원이 4일 총기를 점검하고 있다. 도네츠크/AP 연합뉴스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돈바스 지역의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 등을 둘러싸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일부 러시아군을 격퇴했다고 주장했고,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이 퇴각하고 있다고 엇갈린 주장을 했다.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의 세르히 가이다이 주지사는 4일(현지시각) 현지 방송에 출연해 “(루한스크주) 세베로도네츠크의 30%를 통제하고 있던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에 나서 추가로 세베로도네츠크 지역 20%를 탈환했다”고 말했다. 가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해 세베로도네츠크로 이어지는 다리를 맹폭격해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의 이런 주장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세베로도네츠크에서 반격에 나섰다고 주장하는 건 처음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세베로도네츠크 시장 올렉산드르 스트리우크는 “양국이 포격을 교환하는 등 시가전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상황이 격렬하고 복잡하다. 우리 군은 적을 몰아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음식과 연료, 의약품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반면 러시아군 총참모부(합참) 산하 지휘센터인 ‘국가국방관리센터’의 지휘관 미하일 미진체프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세베로도네츠크 전투에서 치명적 손실을 입고 리시찬스크 쪽으로 퇴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히르스케, 마흐무트 일대 소규모 마을도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포격을 받았다.
서방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서 병력과 화력을 증강해 “야금야금 전진”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가 공습과 포격을 결합해 사용하는 것이 최근 전진 성공의 핵심 열쇠”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하루에만 러시아의 공격을 아홉 차례 격퇴했다고 밝혔으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스비하토히스크 수도원의 1912년 건축된 목조 교회 건축물이 파괴된 것을 놓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화와 역사 유물을 의도적이고 체계적으로 파괴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스비하토히스크 수도원은 16세기에 시베르스키 도네츠강 언덕 넓은 지역에 건설된 유서깊은 정교회 수도원이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키이우 지역에서 러시아군 퇴각 이후 지금까지 1300구가 넘은 민간인 시신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들 시신은 검시를 위해 시체안치실로 보내졌고 200여구는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내무부 관계자가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