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키이우에서 짙은 연기가 솟구치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전략폭격기를 동원해 수도 키이우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러시아군의 키이우 미사일 공격은 40일 만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5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이 장거리 로켓을 키이우를 향해 발사해 T-72 탱크와 장갑차량을 파괴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들 탱크와 장갑차량은 우크라이나가 동유럽 국가들로부터 넘겨받아 차량수리 건물에 보관돼 있던 것들이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 세르히 레쉬첸코는 러시아의 미사일이 키이우의 철도 인프라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미사일로 공격한 것은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방문한 지난 4월 28일 이후 처음이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공군은 성명을 내어 “예비 데이타에 따르면 러시아의 전략폭격기 ‘투폴레프 Tu-95’가 카스피해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카스피해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등 여러나라가 공유하고 있는 내해로, 키이우에서 1300㎞ 이상 떨어진 곳이다. 러시아군이 굳이 전략폭격기까지 동원해 이렇게 먼 거리에서 장거리미사일로 키이우를 타격한 것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을 겨냥한 경고 성격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 국영원전기업인 에네르고아톰은 트위터에 미사일 한 발이 미사일 한발이 남부 도시 미콜라이브의 원전 위를 “매우 낮게” 날아 키이우로 향하는 것 같았다고 적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날아오는 순항미사일 한 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사망자는 없으며 적어도 한 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키이우 시장 비탈리 클리치코는 소셜미디어에 “미사일이 키이우의 다르니츠키 지역과 드니프로프스키 지역에 잇따라 떨어져 공습 사이렌이 울리고 응급 대응팀이 현장에 출동했다”고 전했다. 키이우 동쪽 지역인 다르니츠키에서는 메케한 연기가 솟아 올랐으며 군경은 민간인의 현장 접근을 막았다. 키이우 도심에서 20㎞ 쯤 떨어진 브로바리도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자가 밝혔다. 정확한 피해 정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