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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나토, 새 전략개념에 중국 첫 거론한다…“체계적 도전” 규정할 듯

등록 2022-06-28 15:10수정 2022-06-29 02:41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 기자회견서 밝혀
“러시아는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 안보 위협”
윤 참석 “한국 인·태 구상과 나토 개념 만나”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12년 만에 개정하는 ‘전략개념’에 처음으로 중국을 거론한다. 이 문서가 확정되는 정상회의에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하면서, 미국과 중·러로 국제 질서가 재편되는 중요 ‘변곡점’에서 한국이 분명한 선택을 내렸다는 전략적 메시지를 대내외에 던지게 됐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나토의 새 전략개념과 관련해 “중국을 처음으로 다룰 것이며 중국이 우리 안보와 이익, 가치에 가하는 도전을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의 ‘전략개념’은 군사동맹체인 나토의 가치와 목적을 설정하고 나토가 당면한 안보적 임무와 과제의 우선순위 등을 담은 핵심 문서다. 나토는 28~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이를 정식으로 채택한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마드리드를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28일 참모들과 회의에서 “마드리드는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글로벌 안보평화 구상이 나토의 2022 신전략 개념과 만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대통령실은 “나토 회원국들이 인도태평양 지역 주요국인 한국을 장래 핵심 전략 파트너로 삼고자 한국을 초청했고, 우리는 그 협력방안을 논의하고자 마드리드에 왔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는 나토의 중·러 견제에도 한국이 동참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냉전 초기인 1949년 소련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된 나토는 지금까지 전략개념에서 중국을 거론하지 않았다. 나토가 사상 처음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유럽의 안보 이익에도 영향을 미칠 만큼 큰 변수로 성장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래서인지 한국 등의 회의 참석에 미·중은 지난 23일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나토가 중국의 위협에 반응하기 시작한 것은 미-중 경쟁이 첨예해진 202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다. 미국이 2017년 12월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중·러를 ‘미국의 도전자인 수정주의 세력’으로 규정한 뒤 중국에 대한 유럽의 평가도 변하기 시작했다. 나토는 지난해 6월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중국의 야심과 강력히 자기주장을 하는 행동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와 동맹 안보와 관련된 영역에 체계적 도전을 야기한다”고 밝혔고, 영국·프랑스·독일 등은 극동까지 항공모함과 구축함 등을 파견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지난해 10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는 것을 향후 나토의 중요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이번 개정을 예고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나토가 새 전략개념에서 중국을 당장 ‘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체제에 대한 도전”(systemic challenge)이라는 용어로 경계심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중국에 강력하게 비판적 언어를 사용하기를 원한 반면, 중국과 경제적 이해관계가 밀접한 독일 등 유럽의 몇몇 나라는 온건한 표현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국들 간에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어 막판에 바뀔 가능성도 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처음 나토에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안보위협”으로 규정된다. 2010년 전략개념에서 “전략적 파트너”로 표현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야만적으로 침략했고 국제사회의 규칙을 대놓고 위반했으며, 또 러시아 스스로 의미 있는 대화틀을 구축하기 위해 우리와 함께 서명한 문서와 합의를 모두 명백하게 저버렸다”고 변경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존스홉킨스 국제관계대학원의 매리 엘리스 새롯 교수는 “나토와 러시아가 냉전 스타일의 관계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전략개념에서 다루게 된 것에 대해선 “나토가 중국의 부상을 더 무시할 수 없는 현실적인” 접근이라면서도 “지금 당장의 우선 순위는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단기적인 무력충돌이며 중국은 장기적인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마드리드/김미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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