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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러, 소련제 탱크 기념물 없앤 에스토니아에 사이버 공격

등록 2022-08-19 11:40수정 2022-08-19 11:56

에스토니아 정부가 16일(현지시각) 러시아와의 국경도시 나르바에 전시돼 있던 옛소련의 전승기념물 T-34 탱크를 철거하고 있다. 나르바/AP 연합뉴스
에스토니아 정부가 16일(현지시각) 러시아와의 국경도시 나르바에 전시돼 있던 옛소련의 전승기념물 T-34 탱크를 철거하고 있다. 나르바/AP 연합뉴스

옛 소련 구성 공화국이었던 에스토니아가 기념물로 전시했던 소련제 탱크를 철거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러시아 해커단체가 사이버 공격에 나서는 등 소동이 일었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18일(현지시각) 최근 10여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사이버 공격이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물리쳤다며 몇몇 작은 피해만 보고되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논란은 전날 에스토니아가 옛 소련 시절 기념물에 대해 “소련의 억압과 점령의 상징으로 사회적 긴장을 높이고 있다”며 모두 공공장소에서 철거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비롯했다. 이에 따라 에스토니아는 우선 옛 소련 시절 붉은 군대의 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해 전시해놓은 옛 소련제 T-34 탱크를 철거했다. 러시아와 에스토니아 사이를 흐르는 강의 언덕에 세워져 있던 이 탱크는 수도 탈린의 박물관으로 옮겨질 예정이었다.

이에 탱크 철거 직후 러시아의 해커그룹 ‘킬넷’은 에스토니아에 대해 대대적인 사이버공격을 해왔다. 킬넷은 명목상 독립적인 조직이지만 러시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공격 목표를 선택해 왔다. 킬넷은 사이버 공격이 T-34 탱크를 공공 기념 공간에서 철거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킬넷은 지난 6월 리투아니아가 러시아 본토와 러시아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 사이를 오가는 통로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을 때도 리투아니아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했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이번 사이버 공격이 탈린 중심가에 있던 옛 소련 기념물 ‘청동 병사’를 전몰 장병 묘지로 옮긴 2007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당시 러시아계 주민은 청동 병사의 이전에 격렬히 반대하며 폭동에 가까운 소요를 일으켰으며 러시아로부터도 강력한 사이버 공격이 있었다.

이번에 철수된 T-34 탱크가 있던 국경도시 나르바에는 러시아계 주민이 다수이지만, T-34 탱크 철수에 대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일부 주민들이 철수된 T-34 탱크 주변에 모여들어 꽃을 놓고 촛불을 켜놓았다.

1991년 소련 해체 뒤 독립한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해 세 나라는 세계 2차대전의 기억을 둘러싸고 러시아 및 자국 내 러시아계 주민과 마찰을 빚고 있다. 러시아 쪽은 나치에 대한 위대한 승리로 기억하지만, 이들 발트해 3국에는 옛 소련 붉은 군대의 점령이 확정된 사건이다.

러시아 외교부는 지난주 이들 발트해 3국의 전승기념물 철거 움직임에 대해 “신나치의 정신 나간 축제”라며 “러시아 국경 가까운 곳에 본질적으로 신파시스트 나라가 성립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 마리아 자카로바는 “이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우리는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보고 있다”고 음산하게 경고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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