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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바보” 한 마디에 징역형…튀르키예 에르도안 정권 ‘야당 탄압’

등록 2022-12-15 15:15수정 2022-12-15 15:27

에크렘 이마모글루 이스탄불 시장의 지지자들이 14일(현지시각) 시청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법원은 이날 이마모글루 시장에게 공직자 모욕 혐의로 2년7개월형과 공직 출마 제한을 선고했다. AFP 연합뉴스
에크렘 이마모글루 이스탄불 시장의 지지자들이 14일(현지시각) 시청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법원은 이날 이마모글루 시장에게 공직자 모욕 혐의로 2년7개월형과 공직 출마 제한을 선고했다. AFP 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이스탄불 시장이 공직자 모욕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튀르키예 법원은 14일(현지시각) 에크렘 이마모글루 이스탄불 시장에게 징역 2년 7개월형과 피선거권 박탈을 선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마모글루 시장은 2019년 튀르키예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공직자를 “바보”라고 모욕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애초 그는 2019년 시장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집권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의 개표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해 재선거를 치러야 했다. 그는 재선거에서도 이겨 25년 만에 첫 야당 출신 이스탄불 시장에 당선됐다. 그는 “바보”라는 말이 애초 선거를 무효화한 사람들을 가리킨 말로 당시 술레이만 소일루 내무부장관도 비슷한 말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상급심에서도 유죄가 확정되면 그는 내년 대통령선거 등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이마모글루 시장은 이날 지지자 수천명 앞에서 이번 판결에 대해 “오늘날 튀르키예에 정의가 없음을 보여주는 매우 심각한 불법상태”를 보여준다며 유권자들이 내년 대선과 총선에서 심판을 해달라고 말했다.

내년 대선은 2003년 3월 내각제 총리에 취임한 이래 집권 20년째를 맞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장기 집권 행보에 큰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와 살인적인 물가상승률, 통화가치 폭락 등으로 나라 살림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야당의 도전이 어느 때보다 거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야당은 선거 연합을 통해 단일 후보를 내어 에르도안에 도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모글루 시장은 이 가운데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이마모글루 시장이 속한 공화인민당(CHP)의 대표 케말 킬릭다로글루는 독일 방문 일정을 중단하고 귀국해 이번 판결에 대해 “법과 정의의 심각한 훼손”이라고 반발했다.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매우 실망스러운” 판결이라며 “이런 불의한 판결은 인권과 기본적 자유, 법에 의한 지배와 맞지 않는다”고 논평했고, 유럽의회의 터키 조사관 나초 산체스 아모르는 “튀르키예에서 정의는 위험한 상태이고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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