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16일 바르샤바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바르샤마/AP 연합뉴스
안제이 두다 폴린드 대통령이 수일 내로 우크라이나에 미그-29 전투기 4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넘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다 대통령은 16일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말 그대로 수일 내에 옛 소련제 전투기 미그-29 4기를 우크라이나에 넘겨 주겠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네기가 준비 중이다. 추가적인 공여도 준비하고 있다. 순차적으로 이를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폴란드는 이로 인해 비는 틈은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로 메울 예정이다.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총리도 앞선 14일 수도 바르샤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미그-29기를 언제 제공할지에 관한 질문에 “향후 4∼6주 이내에 이뤄질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 전투기는 1980년대 초 옛 소련이 생산하기 시작한 전투기로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국가에서 많이 사용해 왔다. 우크라이나군도 미그-29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폴란드에서 지원받을 전투기를 곧바로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다. 두다 대통령은 8일 <시엔엔>(CNN) 방송과 인터뷰에선 “폴란드는 국제 공조의 일부분으로 우크라이나에 미그-29전투기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을 밝혔었다.
다만, 지원할 수 있는 전체 물량이 많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는 1989년부터 이 전투기를 운용해와 현재 28대가 남아있다. 폴란드는 낡은 미그기를 퇴역 시키고 미국산 F-16, 한국산 초음속 경공격기인 FA-50, 스텔스 능력을 가진 미국의 최신 전투기인 F-35를 도입할 예정이다. 폴란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해 3월 초 미국을 통해 미그-29 지원 의사를 밝혔으나 미국이 난색을 보여 실현되지는 않았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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