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녀가 8일(현지시각) 전쟁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남동부 도시 아조우의 거리를 유모차를 밀고 가고 있다. 아조프/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여섯달 만에 다시 전기수출에 나선다. 러시아군이 거듭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고 있지만, 결국 복구가 이뤄져 지난 맹렬한 공습이 결국 별다른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8일(현지시각) 헤르만 할루쉬첸코 우크라이나 에너지 장관이 전기 수출을 허용하는 행정문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할루쉬첸코 장관은 서명 뒤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 에너지 체계가 거의 두 달 동안 제한 송전 없이 작동했다”며 “가장 힘겨웠던 겨울이 지나갔다”고 썼다. 이어 “국내 엔지니어들과 외국의 파트너들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민간 에너지 시설을 대상으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퍼붓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전기수출을 중단해 왔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수도 키이우에서도 하루 4시간 넘게 단전을 실시하는 등 전국적으로 전기 부족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 전기 공급 중단으로 따뜻한 물과 난방 공급도 중단되어 지난 겨울 추위를 거의 맨몸으로 버텨내야 했다.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은 추운 겨울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저항의지를 꺾으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침략 이후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는데 미사일과 드론 1200기를 동원했다고 우크라이나의 전력회사 우크레네르고가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이 서방의 지원을 받아 강화된 뒤 러시아군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점점 효력을 잃어갔다. 그 사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전력 생산시설을 다시 복구해 냈다. 남부 도시 드니프로에 사는 이나 쉬탄코는 “도시가 변모했다”며 “마침내 밤거리가 밝아졌고, 이제는 밤거리가 무섭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