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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드론 공격받은 모스크바…미 언론 “러 시민, 심리적 타격”

등록 2023-05-31 17:33수정 2023-06-01 14:03

30일 드론 공격을 받은 러시아 모스크바의 아파트 건물 모습. AFP 연합뉴스
30일 드론 공격을 받은 러시아 모스크바의 아파트 건물 모습. AFP 연합뉴스

지난해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처음 모스크바가 드론 공격으로 인한 피해를 입으며, 전쟁 피해에서 한발 떨어져 살아온 러시아 시민들에게 적잖은 “심리적 타격”을 안겼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30일 이번 공격이 “전쟁이 러시아의 심장부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면서, 이 공격이 일으킨 물리적 피해는 크지 않지만 일반 대중에게 미칠 ‘심리적 여파’가 작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오전 드론 8기가 모스크바 도심을 공격해 민간용 주거 건물 세곳의 창문 일부가 깨지고 시민 2명이 다쳤다. 러시아 국방부는 드론 5기는 방공 시스템으로 격추했고, 나머지 3기는 전자전 시스템을 통해 교란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공격으로 러시아가 받은 충격은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극우 인사로 2014년 3월 크림반도 강제합병에 관여한 바 있는 전직 정보 요원 이고리 기르킨은 30일 텔레그램에 “모스크바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인한 심리적 타격의 강도는 파괴 규모에 있지 않다”며 “국가 지도부는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을 약속했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면서 이 군사행동이 자국 민간인에게도 적잖은 피해를 끼칠 수 있는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이라 명명해왔다. 친정부 성향인 군사 블로거 미하일 즈빈추크도 100만명 이상 팔로어가 있는 텔레그램 방에서 “모스크바 하늘에 등장한 드론이 대중에게 스트레스를 주려는 목적이었다면 그 목표를 달성한 셈”이라고 적었다.

그동안 러시아 시민 상당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먼 나라 이야기’로 여겨왔다. 전쟁이 15개월째에 접어들며 경제 사정은 나빠졌지만,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에선 전쟁 피해를 실감할 만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강한 러시아’라는 민족주의를 내세우면서 이번 ‘특별군사작전’의 정당성을 강변해왔다.

이를 의식한 듯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과 친정부 인사들은 이번 드론 공격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하며 논란 확산을 차단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 언론을 통한 짧은 영상에서 러시아의 방공망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있다. 우리는 뭘 해야 할지 알고 있다”고만 말했다. 국영 언론 기자이자 모스크바 지역 의원인 안드레이 메드베데프도 텔레그램을 통해 “드론 150대가 한꺼번에 오더라도 전쟁이나 도시의 삶, 교통, 물 공급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여론을 다독였다. 여당 의원인 안드레이 구룰료프는 모스크바 시민들이 드론보다 전동 스쿠터에 치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날 모스크바를 겨냥한 드론 공격은 러시아가 지난 27일 밤부터 이란산 드론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향해 개전 이후 최대 공습을 감행한 뒤 발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봄철 대반격’을 견제하기 위해 5월 들어 키이우를 향해 무려 17차례의 공습을 가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베를린/노지원 특파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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