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24일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 중 일부. SNS 영상 갈무리
지난달 무장 반란을 일으켰던 러시아 용병 집단 바그너(와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벨라루스가 아닌 러시아에 있다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6일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프리고진은 더 이상 벨라루스 땅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서 프리고진이 러시아 제2의 도시로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갔다고 말했다. “오늘 아침에는 어디에 있었을까? 아마 모스크바로 갔을 것이다. 아니면 다른 곳에 갔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프리고진의 전용기가 5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로 갔고 6일 러시아 남부로 향했다고 항공기 추적 사이트를 인용해 전했다. 다만, 이 비행기에 프리고진이 탑승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3일 밤 바그너 그룹은 무장 반란을 일으켜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 군사기지를 점령했다. 바그너 부대원들은 모스크바로 북상하다가 다음날인 24일 저녁 루카셴코 대통령 중재로 반란을 중지했다. 당시 러시아 대통령궁은 “바그너 부대원은 처벌하지 않을 것이고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도 지난달 27일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안에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로 했다며 프리고진과 바그너 그룹 상황에 대해서 대화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프리고진이 “완전히 자유”이며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프리고진 러시아 복귀는 반란 사태 종료 조건이 애초 알려진 것과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6일 “우리는 그(프리고진)의 움직임을 추적하지 않는다. 그럴 능력도 의지도 없다”고 말했다. 반란 사태 종료를 위해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가는 조건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도 내비쳤다. “우리는 이와 관련된 성명을 (지난달에) 냈다. 새로 추가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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