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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난민 정책 갈등 탓 네덜란드 연정 붕괴…‘반이민 정서’ 스멀스멀

등록 2023-07-09 14:38수정 2023-07-10 02:32

마르크 뤼터 총리가 8일(현지시각) 헤이그에서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에 사의를 밝힌 뒤 ‘하위스 텐 보쉬’ 궁정을 나서고 있다. AFP 연합뉴스
마르크 뤼터 총리가 8일(현지시각) 헤이그에서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에 사의를 밝힌 뒤 ‘하위스 텐 보쉬’ 궁정을 나서고 있다. AFP 연합뉴스

네덜란드 연립정부가 난민 정책을 둘러싼 의견 충돌로 무너졌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8일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을 만나 사의를 밝히고 임시정부 구성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뤼터 총리는 국왕 면담 내용을 묻는 기자들에게 “비공개 만남”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함구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10일 네덜란드 하원이 소집되어, 총리와 정부 각료의 사임 문제가 논의며, 의회 해산이 이뤄져 오는 11월 선거가 실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뤼터 총리가 이끄는 보수적인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국민당’(VVP) 등 네 당이 참여하고 있는 연정 해체의 직접적인 불씨는 뤼터 총리가 난민 신청자의 네덜란드 입국 제한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지난주 뤼터 총리는 이미 네덜란드에 와있는 전쟁 난민의 자녀들이 네덜란드 입국을 제한하는 내용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난민 가족이 다시 함께 살기 위해선 적어도 2년의 대기시간을 두는 내용을 제안했다. 그러나, 비교적 난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접근을 강조하는 자유민주 계열의 ‘민주당 66’(D66)과 중도 진영의 기독교연합(CU)은 이 제안에 반대해 갈등이 증폭했다.

알렉산더르 국왕은 뤼터 총리에게 선거 뒤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임시정부를 맡아달라고 요구했다.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정당이 잘 나타나지 않는 네덜란드에서는 통상 연정이 불가피하며 연정 구성까지는 몇 달씩 걸리기도 한다. 지난 2010년 취임한 이래 지금까지 총리를 역임하고 있는 최장수 총리인 뤼터 총리(55)는 사임 발표 뒤에도 당분간 총리로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선 2015~2016년 이주민 위기 이후 난민 등 이주민 문제가 이번처럼 정치적으로 결정적인 요인이 된 적은 없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반이민 정서가 높아지면서 이주민 문제는 점점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이 되고 있다. 이탈리아에선 반이민 정책을 앞세운 극우정당인 ‘이탈리아의 형제들’ 대표인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집권했으며, 핀란드에서도 극우 핀란드인당이 연정에 참여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극우 ‘스웨덴민주당’이 연정에선 배제됐지만 여전히 의회 2당으로서 힘을 과시하고 있다. 또 독일에선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스페인에선 극우정당 ‘복스’(Vox)가 반이민 정서에 기대 급속히 세를 넓혀가고 있다.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비교적 엄격한 난민법을 시행하고 있는 나라에 속한다. 그런데도 지난해 난민 지위를 얻기 위해 입국한 이주민이 한 해 전보다 3분의 1이나 늘어난 4만6천명에 이르렀고, 올해는 7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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