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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인종 박해’ 우려 나고르노카라바흐서 주민 80% 떠나

등록 2023-09-30 09:54수정 2023-09-30 20:57

아제르바이잔 무력 공격 이후
아르메니아, 국제사법재판소 개입 요청
분쟁지인 아제르바이잔의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벗어나려는 주민들이 27일(현지시각) 트럭을 타고 아르메니아 국경 도시인 코르니조르 쪽으로 진입하고 있다. 코르니조르/로이터 연합뉴스
분쟁지인 아제르바이잔의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벗어나려는 주민들이 27일(현지시각) 트럭을 타고 아르메니아 국경 도시인 코르니조르 쪽으로 진입하고 있다. 코르니조르/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아제르바이잔의 무력 공격이 이뤄진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주민의 절대 다수인 아르메니아계 주민 80% 이상이 박해를 피해 아르메니아로 빠져 나갔다. 아르메니아 정부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아제르바이잔의 박해가 없도록 개입해줄 것을 요청했고, 유엔 역시 현지에 인도지원팀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정부는 29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과 오랫동안 분쟁을 벌여온 나고르노카라바흐에 살던 아르메니아계 주민 9만7735명이 자국으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약 12만명으로 추정되는 지역 주민 가운데 80% 정도가 삶의 터전을 버리고 이주를 결심한 셈이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28일 남기로 한 아르메니아 주민들에 대한 주민등록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이지만 주민은 아르메니아계가 대부분이어서 옛 소련 시절엔 광범위한 자치 권한을 인정받아왔다. 본격적인 갈등이 발생한 것은 1991년 12월 소련 붕괴를 전후한 시점부터다. 두 나라가 그해 8~9월 독립을 선언하면서, 아제르바이잔에 포함되게 된 아르메니아계 주민들도 독립을 선언하며 갈등을 이어왔다. 이후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지역의 영유권을 놓고 두차례나 전면전을 벌였다. 1차 전쟁(1992~1994) 땐 아르메니아가 아제르바이잔을 제압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뿐 아니라 주변 아제르바이잔 영토 20%를 점령했다. 이 과정에서 2만~3만명이 숨졌다.

2차 분쟁이 시작된 것은 2020년 9월 말이었다. 6주간 이어진 전쟁에서 튀르키예의 지원을 받은 아제르바이잔이 공격을 시작해 나고르노카라바흐를 제외하고 아르메니아에 빼앗겼던 주변 영토를 탈환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지난 19일 아제르바이잔이 테러 방지를 명분으로 군사행동을 시작해 하루 만에 자치세력으로부터 무장을 해제하겠다는 항복 선언을 받아냈다. 그러자 아제르바이잔의 인종 박해를 우려한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대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아르메니아인들의 권리를 보장할 것”이란 뜻을 밝히고 있다.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피란 과정에서 벌어진 26일 주유소 연료탱크 폭발 사고로 인명 피해 규모가 더 늘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중심 도시인 스테파나케르트 외곽의 한 주유소에서 이날 연료탱크가 터지면서 피란민들을 태운 채 연료를 넣으려던 차들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아르메니아계 자치세력 관계자는 이날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폭발 사고 사망자가 170명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국제사법재판소는 28일 아르메니아 정부가 아제르바이잔 정부에 인종차별철폐조약에 위반될 가능성이 있는 조처를 취하지 않을 것, 이 지역에서 주민들을 내몰지 말 것 등의 잠정적 조처를 취하도록 명령해줄 것을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유엔 역시 29일 기자회견에서 인도지원팀을 이번 주말 나고르노카라바흐로 파견한다며 “현지에 남는 이들과 떠나는 이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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