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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독일은 또 과거사 반성…소련군 생존 포로 4000명에게 보상

등록 2015-05-21 20:23수정 2015-05-21 20:47

2차대전 포로 1인당 300만원씩
연방의회, 예산 1000만유로 책정
액수 작지만 나치 만행 반성 ‘상징’
독일이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독일군에 붙잡힌 소련군 전쟁포로 생존자들에게 피해를 보상하기로 했다.

독일 연방의회 예산위원회는 20일 올해 예산집행 계획을 조정하면서 1000만유로(약 122억원)를 책정해 소련군 전쟁포로 생존자들에게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 예산 조정안은 21일 연방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인 녹색당의 폴거 벡 의원은 “늦었지만 독일의 역사적 책임을 인정하는 중요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소련군 전쟁포로 생존자수를 4000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어, 1인당 2500유로(300여만원)의 보상금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보상금을 받게 될 사람과 보상 규모는 비록 작지만, 나치 독일의 만행을 반성하는 상징성이 큰 조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은 “연방의회의 훌륭한 제안”이라며, 예산위원회의 결정을 환영했다.

나치가 소련을 침공한 1941년부터 전쟁이 끝난 1945년까지 나치에 붙잡힌 소련군 포로는 450만~600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숨졌다.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은 지난 6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슐로스 홀테 슈투켄브로크에 있는 옛 포로수용소를 찾아가 연설하면서 “530만명에 이르는 소련군 포로의 절반이 숨졌다”며 “그들은 질병에 걸리거나 굶주려 죽었고, 또 살해당했다”고 말한 바 있다. 가우크 대통령은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 문제로 나치의 다른 전쟁범죄들이 가려져 있지만 독일은 이를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나치에 포로로 잡힌 소련군의 57%가 숨졌으며 소련군에 붙잡힌 독일군의 36%가 숨진 것으로 역사가들은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치에 포로로 잡힌 영국군은 3.5%가 숨졌을 뿐이다. 신문은 “소련군 포로에 대한 학대는 히틀러가 소련을 침공한 초기부터 시작됐다”며 “나치는 수만명의 소련군 포로를 철조망으로 울타리를 친 허허벌판에 몰아넣었다”고 전했다. 나치의 소련 침공 초기에만 질병과 기아 등으로 200만명이 사망했다. 한스 울리히 크뢰거 의원은 “소련군 전쟁포로는 유대인에 이어 두번째로 큰 나치의 희생자들”이라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10일 러시아 전승기념일 70주년을 맞아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함께 무명용사의 묘지에 헌화했으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함께 2차대전 당시 최대 격전지였던 볼고그라드(옛 스탈린그라드)의 군인 묘지를 참배한 바 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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