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니 장관 “우려스러운 일…받아들일 수 없다”
오는 6월 프랑스가 주최하는 ‘유로 2016’ 축구 잔치에 프랑스 공식 응원가로 영어 노래가 선정되자 프랑스어 보호를 책임지는 정부 각료가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프랑스축구연맹은 이번 유로 2016에서 노랫말이 영어인 ‘난 너를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어’(I Was Made for Lovin’ You)를 프랑스 응원단의 주제곡으로 선정했다. 그러자 앙드레 발리니 프랑스어권국가(Francophony) 장관은 프랑스축구연맹에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2일 보도했다.
발리니 장관은 “올해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로 2016은 멋진 축제가 될 것이며, 우리나라와 우리 언어의 이미지를 돋보이게 할 것”이라며 “따라서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응원가를 영어로 부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로 2016은 오는 6월10일부터 7월10일까지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 진행된다.
‘난 너를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어’는 본디 미국의 록그룹 ‘키스’(KISS)가 1979년 발표해 히트한 곡으로, 프랑스 록 그룹 스킵더유스(Skip the Use)가 이번 경기 응원을 위해 리메이크했다. 이 그룹의 리드싱어 마트 바스타르는 “이 노래가 우리(의 응원)에게 가장 잘 맞아서 이 곡을 녹음해 달라는 요청을 (프랑스축구연맹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발리니 장관은 역시 프랑스에서 열리고 있는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2016’에 참가한 프랑스 가수 아미르가 부르는 노래도 가사의 상당 부분이 영어인 것을 개탄했다. 발리니 장관은 “국제사회, 특히 유럽에서 프랑스어의 지위를 수호하고 있는 이 시기에, 2개의 대형 행사에서 프랑스어를 소홀히 여기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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