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내 외국 출생자 846만명… 20년새 2배 폭증
전 이민장관 “탈퇴 확정 전 50만명 몰려올 수도”
EU 출신 71%는 5년 이상 거주 ‘영주권 신청’ 자격
전 이민장관 “탈퇴 확정 전 50만명 몰려올 수도”
EU 출신 71%는 5년 이상 거주 ‘영주권 신청’ 자격
영국이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를 선택한 데에는 급증하는 외국인 이민자들에 대한 불만이 결정적 구실을 했다. 영국 정부 자료를 보면, 영국 내 외국 출생자는 1991년 약 383만명(전체 인구의 6.7%)에서 2011년에는 750만명(11.9%)으로 2배나 늘었다. 영국은 유럽연합에서 독일에 이어 이민자가 두번째로 많다. 인도·파키스탄 등 옛 식민지와 동유럽 국가 출신이 대부분이다.
현재 유럽연합 출신 외국인은 영국에서 석 달만 일하면 영국인과 똑같은 사회보장 대우를 받는다. 일정 수준의 임금을 받지 못할 경우 자녀 양육, 집세 등의 보조금 혜택도 누린다. 이는 상대적으로 기존 영국인들의 박탈감을 불러왔다.
브렉시트 진영은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면 이주자 유입을 막고 체류 중인 외국인들 상당수도 돌려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브렉시트 캠페인을 이끈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은 “영국의 외국인 수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유럽연합 탈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고든 브라운 노동당 정부에 참여했던 필립 울러스(56) 전 이민장관은 25일 “이주 희망자들이 막바지 입국을 위한 이주 계획을 앞당겨 탈퇴 협상 시한인 향후 2년간 50만명이 영국으로 밀려올 것”이라고 정반대의 주장을 했다. 영국 정부가 이들을 막을 ‘법적 근거’도 없다. 유럽연합 탈퇴가 확정되기 전까진 회원국의 권리와 책임에 거의 변동이 없어서다. 유럽연합 탈퇴론자인 대니얼 해넌 유럽의회 의원(보수당)도 25일 <비비시>(BBC) 방송에 “브렉시트 투표자들도 ‘제로 이주’가 된다면 실망할 것”이라며 “영국이 유럽 단일시장에 남아 있으려면 ‘자유 이동’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300만명에 이르는 영국 내 유럽 이주자들이 영국 전체 노동력의 6.6%를 차지하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이들 중 71%는 영국 거주 기간이 5년 이상으로 영주권 신청 자격이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영국의 외국인 체류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기는커녕 영주권 신청이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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