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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우리는 모두 유럽인” …트래펄가 광장서 브렉시트 반대 시위

등록 2016-06-29 17:29수정 2016-06-30 10:43

2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모여 유럽연합(EU) 깃발을 흔들고 유럽연합 잔류를 주장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런던/ AFP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모여 유럽연합(EU) 깃발을 흔들고 유럽연합 잔류를 주장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런던/ AFP 연합뉴스

“올 유러피언”(All European)

28일 런던 중심가 트래펄가 광장에서는 영국의 유럽연합 잔류를 주장하는 시위대 수천명이 모여 “우리는 모두 유럽인”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애초 이번 시위는 주최 쪽이 페이스북을 통해 받은 참가 신청자 수가 5만명에 이르자, 안전상 문제를 우려해 취소한 터였다.

하지만 애초 시위 예정 시각인 이날 오후 5시를 넘어가자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사람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 1000여명이 모였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리엄(25)은 유럽연합 깃발을 몸에 두르고 있었다. 그는 “내 여자친구도 독일인이다. 우리는 모두 유럽인이기 때문에 브렉시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영국인이지만, 브렉시트에 표를 던지지 않았다’는 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여한 케이트(74)는 “영국은 더욱 개방되어야 한다. 더 많은 이민자가 올수록 우리나라에 좋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는 영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다수 참여한 게 눈에 띄었다. 프랑스인 샤를(28)은 “영국에서 건축가로 일하고 있는데, 지위가 불안정해질까 걱정”이라며 “인종차별 분위기가 강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는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쓴 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가한 제시(31)는 멕시코인이었다. 그는 “투표권이 없었다는 뜻이다. 영국에서 8년 일했고 시민권을 따기 위해 노력했지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브렉시트는 영국 밖에서 온 모든 사람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독일에서 태어났다는 미국인 사브린은 ‘리 이유 나이트’(reEUnite)라고 쓴 종이를 들었다. “잉글랜드에는 잉글랜드 출신 아닌 사람도 많이 살고 있다. 미국에 여러 나라 출신들이 사는 것처럼 말이다. 브렉시트로 경제적 타격도 문제지만 사람들이 서로 미워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보리스는 거짓말을 하고 영국은 울고 있다’고 쓴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선 아일랜드인 셰릴(33)은 “(브렉시트 찬성을 주도한)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는 영국이 유럽연합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크다고 무책임하게 거짓말을 해왔다”며 그를 비판했다.

시위대는 트래펄가 광장에서 의사당이 있는 웨스트민스터까지 행진했다. 웨스트민스터 부근 방송사 부스 쪽으로 몰려가 존 레넌의 ‘이매진’을 같이 부르거나 “이유”(EU) 라고 외쳤다. 이날 시위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뒤 열린 집회 중 가장 큰 규모였다. 그러나 브렉시트 반대 진영이 영국 대중들에게 앞으로 얼마나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진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28일 런던 베이스워터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던 노인은 “국민투표를 다시 하는 건 비이성적”이라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그는 “나는 에티오피아 출신으로 30년 전에 영국에 온 시민권자다. 브렉시트로 영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민자들이 너무 많은 건 사실이다. 몸이 아파 병원에 자주 가는데 병원에도 폴란드인 같은 외국인들이 넘쳐나고 내가 불편해지는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런던/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디스팩트 시즌3#9_남들은 알려주지 않는 브렉시트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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