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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푸틴-에르도안의 화끈한 밀월

등록 2016-10-11 16:42수정 2016-10-11 19:26

러-터키, 흑해 가스관·시리아 사태 “전략적 협력”
경제·정치·국방·관광·문화 등 후속 회담도 추진
권위주의 정권 고립, 미국과 갈등 공통점 배경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0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양국간 전방위 협력에 합의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이스탄불/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0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양국간 전방위 협력에 합의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이스탄불/타스 연합뉴스
러시아와 터키가 한때의 껄끄러운 관계를 털고 전방위 밀월관계를 과시하고 나섰다. 서방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군사대국인 터키와 거침 없이 세력을 넓히며 서방과 맞서는 러시아의 포괄적인 협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0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터키와 유럽에 공급하는 흑해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 협약에 서명했다. 지난 6월 이후로만 세번째 만남이다. 두 정상은 앞으로 양국의 장관과 전문가들이 경제, 정치, 국방, 관광, 문화 등의 분야에 초점을 맞춘 양자회담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터키 일간 <휘리예트>가 10일 보도했다.

두 정상은 또 시리아 내전의 격전지인 알레포에 대한 전략적 협력과 인도주의적 지원의 필요성에 합의하고, 나아가 터키군이 국경을 넘어 시리아 북부 지역의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족을 상대로 군사 공격을 펼치는 ‘유프라테스 방패 작전’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11일 “투르크 스트림 가스관은 러시아와 터키가 각각 흑해 해저 케이블과 육상 가스관을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애초 흑해를 지나 불가리아로 상륙해 유럽 각국으로 뻗어가는 ‘사우스 스트림’ 가스관 건설을 추진해왔으나,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에 따른 유럽연합의 제재로 무산되면서 투르크 가스관 건설로 방향을 틀었다.

러시아는 자국이 수주한 터키의 첫 핵발전소인 아쿠유 원자력 발전소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자국산 가스를 터키에 할인가로 공급하며, 터키 농산물 수입을 재개는 것에도 합의했다. 터키 남부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아쿠유 원전은 지난해 11월 터키의 러시아 공군기 격추 사건 이후 러시아의 보복 조처로 중단됐으나, 양국간 해빙 기류를 타고 공사가 재개된다.

<비비시>(BBC) 방송은 양국의 밀월에 대해 “둘 다 고립된 권위주의 정권이고, 미국과 갈등 관계에 있으며, 시리아에 전략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협력할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8일 러시아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알레포 공습 및 교전 중단’을 뼈대로 한 프랑스의 ‘시리아 결의안’ 표결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양국의 불편한 기색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정상회담 일정이 미뤄지는 것으로 이어졌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러시아가 오는 19일로 예정된 푸틴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을 을 연기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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