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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러시아-터키 ‘전방위 밀월’ 다지기

등록 2016-10-11 22:07

푸틴-에르도안 정상회담
흑해 가스관·시리아 공조 합의
러 공군기 격추 이후 해빙 가속
러시아와 터키가 한때의 껄끄러운 관계를 털고 전방위 밀월 관계를 과시하고 나섰다. 서방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대국인 터키와, 거침없이 세력을 넓히며 서방과 맞서는 러시아의 포괄적 협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0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터키와 유럽에 공급하는 흑해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 협약에 서명했다. 지난 6월 이후로만 세번째 만남이다. 두 정상은 앞으로 양국 장관과 전문가들이 경제·정치·국방·관광·문화 등의 분야에 초점을 맞춘 양자회담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터키 일간 <휘리예트>가 10일 보도했다. 또 시리아 내전 격전지인 알레포에 대한 전략적 협력과 인도주의적 지원 필요성에 합의하고, 나아가 터키군이 국경을 넘어 시리아 북부 지역의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족을 상대로 군사 공격을 펼치는 ‘유프라테스 방패 작전’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러시아는 애초 흑해를 지나 불가리아로 상륙해 유럽 각국으로 뻗어가는 ‘사우스 스트림’ 가스관 건설을 추진해왔으나,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에 따른 유럽연합의 제재로 무산되면서 가스관이 터키 쪽으로 향하는 ‘투르크’ 가스관 건설로 방향을 틀었다. 러시아는 자국이 수주한 터키의 첫 핵발전소인 아쿠유 원자력발전소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자국산 가스를 터키에 할인가로 공급하며, 터키 농산물 수입을 재개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터키 남부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아쿠유 원전은 지난해 11월 터키의 러시아 공군기 격추 사건 이후 러시아의 보복 조처로 공사가 중단됐으나, 양국간 해빙 기류를 타고 재개된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양국의 밀월에 대해 “둘 다 고립된 권위주의 정권이고, 미국과 갈등 관계에 있으며, 시리아에 전략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어 협력할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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