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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이탈리아 마피아-신부 결탁, 난민 지원금 ‘삥땅’

등록 2017-05-16 16:22수정 2017-05-16 23:22

수사당국, 난민센터 등 급습 68명 체포
마피아-자선센터 결탁해 440억원 챙겨
현지 신부가 범죄 기획한 것으로 추정
지난해 6월 지중해에서 난민선 난파 사고로 수백명이 숨진 뒤 이탈리아 해군이 난민을 구조한 모습.  AP 연합뉴스
지난해 6월 지중해에서 난민선 난파 사고로 수백명이 숨진 뒤 이탈리아 해군이 난민을 구조한 모습. AP 연합뉴스
이탈리아의 마피아 조직이 가톨릭 자선단체와 결탁해 유럽에서 가장 큰 난민센터 가운데 한곳을 운영하며 지난 10년 동안 3600만유로(440억원)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15일 현지 수사당국이 밝혔다.

이탈리아 경찰은 이날 남부 칼라브리아주 크로토네의 카포 리추토 섬에 있는 산탄나 카라 난민센터 등을 급습해 국가가 지원한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68명을 체포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체포된 이들 가운데는 현지의 가톨릭 자선단체 ‘미세리코르디아’(자비)의 책임자인 레오나르도 사코, 현지 교구의 에도아르도 스코르디오 신부도 포함됐다.

경찰은 겉으로는 가톨릭 자선단체가 난민센터를 운영했지만, 실제로는 마피아 조직인 ‘은드랑게타’의 ‘아레나’ 파가 배후에서 난민센터 운영을 장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칼라브리아에서 활동하는 은드랑게타는 나폴리의 ‘카모라’, 시칠리아의 ‘코사 노스트라’와 함께 3대 마피아 조직으로 꼽힌다. 체포된 이들의 상당수는 아레나 파의 조직원이다. 이들은 마피아 연루, 공갈, 불법 무기 소지, 사기,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산탄나 카라 난민센터는 최대 1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마피아 조직은 자선단체 및 성직자와 공모해 난민들에게 제공되는 식사와 세탁 등의 서비스 계약을 따낸 뒤 수용 인원을 부풀리거나 정해진 수량보다 적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원금을 착복한 것으로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니콜라 그라테리 검사는 “점심을 먹어야 할 난민이 500명이면 250명분의 식사만 공급하고 나머지 250명분의 식사는 저녁이나 다음날 공급하는 식이었다”며 “그러면서 미세리코르디아의 책임자와 신부, 그들의 친구들은 더 살이 쪘고 고급 승용차와 아파트, 보트를 샀다”고 말했다.

수사당국은 2006~2015년 1억300만유로(1265억원)가량이 난민센터에 지원됐으며 이 가운데 3600만유로(440억원)가량이 마피아한테 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에도아르도 스코르디오 신부를 범죄의 기획자로 보고 있다. 그는 2007년 난민들에 대한 “종교적 서비스” 제공을 구실로 13만2000유로(1억6천만원)를 챙기기도 했다. 또 체포된 미세리코르디아의 책임자 레오나르도 사코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하는 등 교계와 이탈리아 정계에 인맥이 넓다. 미세리코르디아는 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들이 유럽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람페두사 섬의 난민센터 운영도 맡고 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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