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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일상 노리는 차량·흉기…‘로테크’ 테러 공포

등록 2017-06-05 16:13수정 2017-06-05 23:52

폭탄·총기 없이 ‘소프트 타깃’ 공격
IS “런던 테러는 우리가 한 일”
니스·베를린 테러와 유사한 수법
예방 어려워 대테러 당국 고민
차량 이용 테러가 발생한 런던브리지에서 5일 경찰이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차량 이용 테러가 발생한 런던브리지에서 5일 경찰이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일상생활에 쓰이는 차량과 흉기를 사용하는 ‘로 테크’(Low-Tech) 테러 공포가 커지고 있다. 정교한 폭발장치를 이용하지 않고도, 최근 영국과 프랑스 등에서처럼 차량 등을 이용해 ‘소프트 타깃’을 겨냥하는 테러는 미리 차단하기도 어려워 대테러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지난 3일 밤 런던브리지 테러를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4일 주장했다. 테러 감시단체인 시테(SITE)는 이슬람국가가 이날 선전 매체인 <아마크 통신>을 통해 “2017년 6월3일 영국 런던의 차량·흉기 공격은 이슬람국가의 전투원이 수행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시테는 “이슬람국가 전투원들의 파견대”가 이번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지난달 22일 맨체스터 공연장 자살폭탄 테러처럼 “폭발물을 사용하는 공격 계획은 드물고, 차량과 흉기를 이용하는 공격은 훨씬 쉬우며 이슬람국가와 지하디스트들이 이를 부추겨왔다”며 “소프트 타깃을 겨냥한 테러가 ‘뉴 노멀’처럼 보인다”고 했다. 2013년 이후 영국 당국이 18건의 테러 모의를 차단했는데, 대부분이 지난 3월 영국 의사당 차량 돌진 테러나 이번 런던브리지 테러와 같은 형태의 공격을 모의했다는 것이다. 2014년 이슬람국가는 “폭탄이나 총알을 찾을 수 없으면 돌이나 흉기, 차량을 이용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번 테러는 지난해 프랑스 니스와 독일 베를린에서 발생한 테러와 유사하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일반인들을 표적으로 삼아 차량을 돌진시키는 수법이다. 지난해 7월 니스에서는 25t규모의 대형 트럭이 2㎞가량 이어진 해변 산책로를 시속 70㎞로 질주하며 관광객들을 들이받아 86명이 숨졌다. 12월 베를린의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에서도 트럭이 크리스마스 상점가를 덮쳐 12명이 숨졌다. 이슬람국가는 두 테러 모두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보안당국이 높은 기술 수준의 테러를 막는 데는 성공했을지라도 단순한 장비를 사용하는 ‘로 테크’ 테러는 예방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런던브리지 테러가 보여준다고 했다. 네트워크를 구축해 테러를 모의하고 폭발물 등을 준비하는 경우에는 정보 당국이 감지할 수 있지만, 개인이나 소규모 집단이 차량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무기’를 이용하면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슬람국가의 테러 지침서에도 “차량은 칼과 달리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는 무기”라고 쓰여 있다. 영국 국내정보부(MI5)는 2만명의 극단주의자들을 감시하고 있으나 이번 테러를 막지는 못했다.

미 <시엔엔>(CNN) 방송의 국가안보 분야 해설가인 피터 버건은 “자유롭고 열린 사회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차량을 이용한 공격을 방어하기 어렵다”며 “최선의 방어책은 훌륭한 정보인데, 종종 무슬림 공동체 내부에서 나온다. 정보를 확보하려면 무슬림들을 소외시키는 것이 아니라 당국에 정보를 알려주도록 북돋워야 한다”고 말했다.

런던브리지 테러범과 희생자의 신원에 대한 영국 경찰의 공식 발표는 없는 가운데 아일랜드의 <아르티이>(RTE) 방송은 아일랜드 경찰을 인용해 범인 중 한 명이 아일랜드 신분증을 소지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해당 범인은 모로코인으로 스코틀랜드 출신 여성과 결혼해 한 때 더블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희생자 중 한 명인 캐나다인 크리스틴 아치발드의 이름은 그의 가족이 공개했다. 영국 경찰은 테러 연루 혐의로 11명을 구금 중이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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