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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메이 보수당 대표 사임…‘트럼프의 남자’ 존슨 차기 총리 유력

등록 2019-06-07 15:40수정 2019-06-07 19:06

브렉시트 수렁 ‘식물 총리’ 메이, 결국 퇴장의 길
7월 말 새 보수당 대표 선출 때까지 총리직은 유지
차기 총리로 강경 브렉시트파 보리스 존슨 유력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며 거친 언행이 ‘특기’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를 둘러싼 지도력의 한계 탓에 예고대로 7일 보수당 대표직을 사임했다. 강경 브렉시트파로 유력한 차기 총리감인 보리스 존슨(55) 전 외무장관이 영국을 이끈다면 브렉시트 협상의 타협 가능성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메이 총리는 당에 서한을 보내 대표직 사임을 통보했다. 그는 7월 말 새 당 대표 선출 때까지 총리직은 유지한다. 메이 총리는 1월부터 유럽연합(EU)과의 합의안 등을 하원 표결에 부쳤으나 번번이 부결되거나 대안 도출에 실패해 ‘식물 총리’로 전락하면서 사임으로 내몰렸다.

차기 경쟁에서는 존슨 전 장관이 가장 앞선다. <가디언>은 보수당 하원의원 313명 중 공개적으로 그를 지지하는 의원이 40명이며, 경쟁자 마이클 고브(52) 환경장관과 제러미 헌트(53) 외무장관은 각각 30명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보수당 대표는 의원들이 후보들을 차례로 떨어뜨리는 투표로 결선 진출자 2명을 선정하면 당원 16만명이 투표로 정한다. 존슨 전 장관은 인지도도 높아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

존슨 전 장관은 <더 타임스> 기자로 일하다 인용문 조작이 들통나 해고당하고, <데일리 텔레그래프>에서 브뤼셀 특파원을 했다. 2001년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됐고, 2008~2016년 런던시장을 지냈다.

강경 브렉시트파인 그가 정부를 이끌면 ‘하드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영국과 유럽연합은 애초 올해 3월29일이었던 브렉시트 발효일을 10월 말로 미루고 협상을 이어갈 계획인데, 존슨 전 장관은 결별 조건에 합의하지 못해도 무조건 유럽연합을 탈퇴하자는 입장이다. 존슨 전 장관은 ‘영국의 트럼프’로 불릴 만큼 입이 거칠고 포퓰리스트 성향이 강하다. 2013년에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에 대해 “부분적 케냐인이어서 대영제국을 싫어한다”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아버지가 영국 식민지였던 케냐 출신인 점을 갖고 동맹국 대통령을 욕한 것이다. 2016년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염소와 성교한다는 내용의 시를 잡지에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의 ‘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영국 국빈방문에 즈음해 존슨 전 장관이 “훌륭한 총리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그와 통화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런던에서 직접 만나기를 원했으나, 존슨 전 장관은 내정간섭 논란이 부담스러워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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