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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경제

의회 ‘바짓가랑이’ 붙잡았지만…자동차 ‘빅3’ 읍소 실패

등록 2008-12-05 19:15수정 2008-12-05 19:17

청문회서 CEO들 “살려달라…합병 검토”
의원들은 ‘밑빠진 독 물붓기 될라’ 냉랭
“1년 뒤 더 요구할 것 아닌가?”

존 테스터 미국 상원의원은 4일(현지시각)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미 자동차 3대업체 회장들에게 이렇게 따져 물었다. 340억달러 구제금융 요청에 대한 의회의 싸늘한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3사 회장들은 2주 만에 다시 의회에서 구제금융을 읍소했지만, 좀체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릭 왜고너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은 “우리가 실수를 저질러 여기까지 오게 됐고, 많이 배우고 있다”며, 지원이 없으면 이달 말까지 살아남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앨런 멀렐리 포드 회장도 “고객 수요 이상으로 생산한 뒤 대폭 할인판매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합병해 경쟁력을 높이라는 지적에 구제금융의 조건이라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왜고너 지엠 회장은 “기꺼이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로버트 나델리 크라이슬러 회장도 지엠과의 합병이 자신의 첫 임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 각료 등이 참석하는 경영감독기구를 만들어, 관리감독도 받겠다고 밝혔다.

연봉을 1달러만 받겠다고 선언한 이들은 전용기 대신 디트로이트에서 워싱턴까지 845㎞를 하이브리드나 전기자동차를 타고 오는 ‘쇼’까지 벌였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설득 실패” “부정적 의견 늘어” “확신 못 심어줘”라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구제금융 피곤증’이 의회를 휘감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금융위원장은 “대응하지 않으면 ‘사형선고’가 내려질 것”이라고 의원들을 설득했지만, “현 상황에서 어려운 주문이다”고 인정했다.

의원들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 꼴이 날까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의원들의 질문이 3사가 어차피 도산을 피할 수 없는데 대출을 요청하는 게 아닌지에 모아졌다고 전했다. 왜고너 지엠 회장은 구제금융을 받으면 “2012년까지 갚겠다”고 밝혔지만,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은 “자동차 회사의 지도부를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동차 3사가 파산을 피하려면 1250억달러까지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은 금융기관 지원을 위해 마련된 7천억달러를 활용해 지원하자는 반면, 공화당 등은 250억달러의 고효율 에너지자동차 개발비를 전용하자고 맞서고 있다. 찰스 슈머 상원의원(민주)의 말처럼, “뭔가 해야 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는 게 그나마 희망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대선 뒤 권력공백이 대응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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