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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디폴트, 열흘 뒤면 판가름

등록 2015-06-18 20:14수정 2015-07-06 16:19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17일 그리스 수도 아테네의 의회 앞에서 시민들이 ‘긴축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의사당에는 “긴축을 멈춰라, 그리스를 지원하라, 유럽을 바꿔라”라고 쓴 대형 펼침막이 걸려 있다. 아테네/AP 연합뉴스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17일 그리스 수도 아테네의 의회 앞에서 시민들이 ‘긴축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의사당에는 “긴축을 멈춰라, 그리스를 지원하라, 유럽을 바꿔라”라고 쓴 대형 펼침막이 걸려 있다. 아테네/AP 연합뉴스
빚 갚아야할 날짜들 몰려오는데
구제금융 협상 5개월째 교착
유로그룹, 연장 여부 논의 시작
21일 정상회의에서도 소득 없을땐
그리스 자본통제 최악 상황 우려
째깍 째깍 째깍…. 시간은 쉼없이 흘러가고, 빚을 갚아야 할 날짜들은 숨막히게 몰려온다.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이 5개월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앞으로 한 달이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를 판가름할 결정적 시간이 될 전망이다.

그리스 구제금융 채무상환 시한 및 협상 일정
그리스 구제금융 채무상환 시한 및 협상 일정
유로존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18~19일 룩셈부르크에 모여 그리스 구제금융 연장 여부를 논의한다. 지난 11일 벨기에에서 열린 협상에서 국제통화기금(IMF) 협상팀이 그리스 정부와 긴축정책을 뼈대로 한 개혁안에 대한 시각차를 좁히지 못하고 회의장에서 전격 철수해버린 지 일주일 만이다. 앞서 17일 그리스 중앙은행은 “이번 협상도 실패하면 그리스는 유로존, 나아가 유럽연합에서도 ‘고통스러운 탈퇴’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번 유로그룹 회의가 협상을 타결할 가장 좋은 기회지만 타결 가능성은 낮다며, 향후 그리스 사태의 전개를 내다보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첫날 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 해도 19일 하루가 더 남아 있다. 협상팀은 이번 회의가 실패할 경우 그리스 사태가 결정적 국면을 맞을 것이란 위기의식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 협상 대표인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이 “그리스는 더 새로운 협상안을 내놓을 게 없다”고 못박고 있어 타결 전망은 밝지 않다.

유로그룹 회의에서 합의가 안 나오면 21일 유로존 긴급 정상회의가 열릴 수도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구제금융 협상과 관련한 어떠한 합의도 실무자급 협상이 아니라 정상회의에서 정치적 타결로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21일 정상회의에도 소득이 없을 경우 22일엔 그리스에 대한 자본통제라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리스 은행들에서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빚어지고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들에 대해 파산을 선포하는 시나리오다.

25일에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영국이 유럽연합 잔류를 조건으로 내세운 유럽연합 협약 개정 요구가 회의의 최대 관심사여서 그리스 사태가 본격 논의될 가능성은 낮다.

30일은 ‘운명의 날’이다. 그리스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날이자 국제통화기금 채무 15억유로의 상환 시한이다. 적어도 지금으로선, 그리스가 돈을 갚지 못할 경우 구제금융 재연장의 기회는 더이상 주어지지 않을 분위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 총재는 18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유로그룹 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그리스에 상환 유예 기간이나 한두 달 연장 같은 건 없으며, 상환 시한은 6월30일”이라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그러나 “그리스 정부가 국민들에게 주는 소액의 연금을 삭감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연금 재원을 뒷받침할 재정 프로그램이 문제”라며 “채권단은 그리스 연금 시스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채권단이 그리스에 연금 지급까지 막으며 긴축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는 해명이다.

그리스 구제금융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7월1일부터 그리스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의 표현대로 ‘미지의 영역’(uncharted territory)에 들어서게 된다. 외환이 바닥나고 외부의 재정 지원이 전면 끊긴 상태에서 채무 상환 시한이 하루걸러 하루꼴로 닥쳐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스에 막대한 채권이 물린 채권단과 시장을 비롯해 누구도 ‘그리스 파산’이라는 파국을 원치 않는 만큼 이달 안에 어떤 식으로든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 것이란 낙관도 아직은 남아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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