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12일 사우디 리야드에 있는 사우디 타다울 주식시장 모습.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증권거래소 주가지수가 8일 개장하자마자 7.7% 폭락했다. 코로나19 쇼크발 국제유가 하락세에 걸프지역 주가가 일제히 동반 급락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각 일요일) 중동 최대 주식거래소인 사우디 타다울 증시는 개장 벨이 울리자마자 몇분만에 7.7% 급락하며 곤두박질쳤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거래소도 한순간에 8.5% 급락했다. 최근 6년만의 최악의 폭락세다. 자매거래소인 아부다비 주식거래소도 7.0% 급락했고, 카타르 증권거래소는 3.5% 폭락했다. 쿠웨이트 증권거래소는 하루 하락폭이 7%를 넘으면서 거래가 중단됐다.
석유재벌인 사우디아람코 주가는 이날 6.0% 폭락하며 주당 31.98리얄로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기업공개 당시의 주가 32리알(8.5달러)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건 처음이다. 이날 걸프지역 거래소마다, 6일 국제유가가 최근 4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진 이후 장이 열리자마자 급락세로 돌변했다. 브렌트는 이날 배럴당 45.27달러로 최근 4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1년 전에 비해 11% 하락했다.
지난 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등 다른 산유국 동맹들이 석유가격 안정을 위한 ‘생산감축’ 협상에 나섰지만 합의에 실패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사우디 왕실 내부의 고위 인사들이 긴급 체포됐다는 소식도 이날 사우디시장 폭락세를 부추겼다. AFP 통신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당국이 살만 국왕의 형제와 조카를 포함해 3명을 긴급 억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모함마드 빈 살만 왕자의 후계 구도를 둘러싸고 쿠데타 음모를 꾸몄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한편, 걸프지역 주가 폭락 사태 등을 보도하면서 <에이피>(AP) 통신은 “다른 글로벌 주식시장은 ‘다행히’ 주말을 맞아 휴장한 덕분에 코로나19발 패닉에서 잠시 비켜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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