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바이든, 대기업 정조준…독점 규제 ‘72개 조처’ 행정명령 서명

등록 2021-07-11 13:00수정 2021-07-12 02:44

바이든 “경쟁 없는 자본주의는 착취”
아마존·페이스북·구글·애플 등
불공정 자료 수집 포함 규제책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미국 경제 경쟁 촉진’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미국 경제 경쟁 촉진’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제 전반에서 대기업의 횡포를 막고 소비자와 중소기업 보호를 강화하는 불공정 경쟁 방지책을 담은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 행정 명령은 당장 시행될 의무 사항을 담고 있지 않지만, 미국 기업들의 영업 행태를 근본적으로 바꿀 내용이어서 시행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당장 공화당과 대기업들은 미국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한 반면 농민이나 중소기업들은 산업 불균형을 해소할 것이라며 크게 반겼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경쟁을 촉진할 72개 조처를 담은 ‘미국 경제 경쟁 촉진’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행정명령은 일반인의 피부에 와닿는 소비자 불만 사항이나 고용 관련 관행부터 거대 인터넷 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까지 포괄적인 쟁점을 다루고 있다. 산업 분야도 농업, 운송부터 정보기술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으며, 특히 규제 기관들이 노동, 보건의료, 기술, 농업 분야의 불공정 해결에 집중하도록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 서명에 즈음해 “경쟁이 없는 자본주의는 자본주의가 아니다. 착취일 뿐이다”라며 “독점 기업의 횡포도, 대규모 해고를 부르는 나쁜 합병도, 더 비싼 가격도, 노동자의 선택 제한도 이제 더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경쟁 저하에 따른 노동자의 임금 손실이 중위소득 가정 기준으로 연 5천달러(약 570만원)에 이르는 등 독점 피해가 크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소규모 기업에 불리한 합병을 신중히 검토하고 이미 체결된 합병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도록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리나 칸 연방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조만간 법무부 반독점국과 함께 기업의 합병 관련 지침 재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명령은 또 연방거래위원회가 주요 온라인 장터의 불공정 경쟁을 차단할 규정을 신설하도록 하고 아마존·페이스북·구글·애플 등 대형 인터넷 플랫폼의 불공정한 자료 수집과 (사용자) 추적·감시 관행을 규제할 규정도 마련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도입됐다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폐지된 ‘망 중립성’(네트워크 운영자들이 모든 인터넷 서비스를 차별하지 않고 유통하도록 보장하는 원칙)을 복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노동자의 경쟁 업체 이직을 금지하는 계약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을 포함한 노동 관행 개선안도 담고 있다. 또 미국보다 약값이 싼 캐나다로부터 의약품 수입을 허용하고 특허약과 효능이 같은 복제약의 판매를 촉진하는 내용 등 약값 인하 방안도 추진하도록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행정명령에 대해 공화당과 재계 일부에서는 미국 경제의 경쟁력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고 비판하고 나섰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최고경영자 협회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의 조슈아 볼턴 최고경영자는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하기보다 약화할 잠재성을 지닌 행정명령의 영향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공화당도 “바이든 행정부가 경제 집중이 심각하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출발해 미국 경제의 경쟁력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반면, 미국농민연맹(AFBF)은 행정명령이 산업 불균형을 해소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지적하는 등 농민, 상인, 중소기업들은 이번 행정명령을 환영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 경쟁위원회를 설치해 행정명령의 이행 상황을 감독할 계획이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푸틴에 우크라 전쟁 협상 압박…“거부 땐 추가 제재” 1.

트럼프, 푸틴에 우크라 전쟁 협상 압박…“거부 땐 추가 제재”

이란 가수, 신성 모독 혐의로 사형 선고…항소 가능 2.

이란 가수, 신성 모독 혐의로 사형 선고…항소 가능

미국 여권서 사라진 X…트럼프가 없애버린 ‘제3의 성’ 3.

미국 여권서 사라진 X…트럼프가 없애버린 ‘제3의 성’

트럼프 “2월1일부터 중국에 10% 추가관세”…중 “승자 없는 전쟁” 4.

트럼프 “2월1일부터 중국에 10% 추가관세”…중 “승자 없는 전쟁”

머스크, 나치식 경례로 트럼프 찬사…“충격적 행동” 5.

머스크, 나치식 경례로 트럼프 찬사…“충격적 행동”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