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거래가 끝난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 헝다(에버그랜드) 그룹의 파산에 대한 위기감이 다소 진정되면서 세계 증시가 반등했다.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 오른 3만4258.32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95% 오른 4395.64에 거래를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02% 오른 1만4896.85로 장을 마쳤다. 다우 지수와 S&P500 지수는 지난 4거래일 연속 하락했는데, 일주일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유럽 증시도 이날 1%대 상승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전날보다 1.0% 오른 1만5506.74로 마감했고, 프랑스 파리의 CAC40 지수는 1.3% 상승한 6637.00으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FTSE 100과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도 각각 1.5%(7083.37), 1.1%(4145.32) 올랐다. 유럽 지수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1%대 상승했다.
‘제2의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우려되는 헝다 그룹의 파산 위기에 대한 공포감이 다소 진정되면서 투자 심리도 회복되는 모양새다.
원화로 계산하면 약 350조원 규모의 부채를 안고 있는 헝다는 이날 긴급성명을 통해 “2025년 9월 만기 채권에 대한 이자를 23일 예정대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2억3200만 위안, 원화로 약 425억원이다. 헝다는 “같은 날 역외 달러 채권 이자 8353만 달러(989억원)도 결제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헝다가 유동성 위기로 23일 이자를 갚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는데, 헝다가 급한 불은 끌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정부가 시장에 강하게 개입할 수 있는 중국 경제의 특성상 헝다 그룹의 파산이 다른 부문의 위기로 급속히 전이될 가능성이 작다는 예상도 적지 않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헝다 사태는 중국 내 금융계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미국엔 직접적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이날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내놓은 성명이 시장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점도 세계 증시 반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이날 매달 12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곧 축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성명에서 “(고용과 물가에서의) 진전이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계속된다면 위원회는 자산매입 속도 완화가 곧 정당화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조만간 자산매입을 줄이는 테이퍼링에 나설 것을 시사한 것인데,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11월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단행하고 12월에 시행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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