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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우크라 남부까지 밀어붙이는 러, 몰도바 영토까지 넘보나

등록 2022-04-24 12:47수정 2022-04-25 02:43

[푸틴의 전쟁 두달]

애초 군사작전 목표 지역 넘어선
남부 거점 오데사에 미사일 공격
“3개월된 영어 등 최소 8명 사망”
남·동부 영구 점령 가능성 내비차

러 “트란스니스트리아로 가는 길”
러시아계 주민 억압 내세워
몰도바, 러 대사 소환 강력 유감
23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불이 난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오데사의 한 아파트에서 소방관들이 불을 끄고 있다. 오데사/로이터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불이 난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오데사의 한 아파트에서 소방관들이 불을 끄고 있다. 오데사/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4일로 두달이 된 가운데 러시아군이 23일(현지시각) 남부 거점 항구 도시 오데사에 미사일을 쏘는 등 공격 지역을 동부 돈바스와 동남부 마리우폴에서 남부 지역으로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가 애초 목표였던 동부 돈바스를 넘어 남부 해안 지역까지 제압한 뒤 영구 점령을 꾀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부 공군사령부는 이날 러시아군이 오데사에 있는 군사 시설과 민간인 주거 시설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벌였다고 발표했다. 헨나디 트루하노우 오데사 시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사일 공격으로 적어도 민간인 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사망자 가운데는 생후 3개월 된 영아도 있다”며 러시아의 민간인 공격을 강력하게 비판했다고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전했다. 현지 지역 정부는 파괴된 건물에서 주민 86명을 구조했으며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제공한 무기를 보관하고 있는 오데사의 군수물자 보관 시설을 정밀 타격해 파괴시켰다고만 밝혔다. 러시아는 이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군인 200명이 숨지고 군 차량 30대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오데사는 흑해 연안에 있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수출입항으로 러시아군이 점령하지 못한 서부 지역의 핵심 도시다. 우크라이나군은 도시 동쪽의 미콜라이우 등에서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아내고 있다.

오데사를 겨냥한 러시아의 잇따른 공격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것은 러시아가 애초 군사작전의 목표로 내세웠던 동부 돈바스나 크림반도와 러시아 영토를 잇는 요충지 마리우폴 등에 만족하지 않고 흑해와 면한 남부 지역 전역을 제압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 루스탐 민네카예프 러시아군 중부군관구 부사령관은 22일 한 군수업계의 포럼에서 이를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이 자리에서 “이틀 전 시작된 ‘특별 군사작전’ 2단계에서 러시아군의 과제는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과 남부 지역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남부 통제는 러시아어 사용 주민들이 억압을 당하고 있는 트란스니스트리아로 나아갈 수 있는 또 다른 길”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남서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트란스니스트리아는 1990년 몰도바에서 분리·독립을 선언한 친러시아계 미승인 국가이다. 1992년 협정에 따라 러시아·몰도바 등의 공동 감독을 받고 있다. 러시아가 트란스니스트리아로 나아가려면, 마리우폴에서 오데사까지 흑해와 맞닿은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을 모두 제압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주요 수출품인 밀 등을 수출할 수 있는 항구를 모두 잃은 채 내륙 국가로 쪼그라들게 된다.

우크라이나는 강한 우려를 쏟아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2일 “러시아가 (현재 점령 중인) 남부 헤르손주와 자포리자주를 러시아에 합병하기 위해 이른바 ‘주민투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같은 날 대국민 메시지에서 “헤르손주와 자포리자주 사람들은 러시아인들이 질문지를 주고 답할 것을 요구하면 절대 응하지 말라. 이는 당신들의 땅에 대한 이른바 주민투표를 조작하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2014년 3월 크림반도 합병 때도 ‘압도적 찬성’이라는 주민투표 결과를 내세워 이를 정당화했었다.

러시아가 트란스니스트리아를 언급하자 몰도바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몰도바 외교부는 러시아 대사를 소환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몰도바 외교부는 “이런 발언은 몰도바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지지한다는 러시아의 기존 입장과 모순되는 것”이라며 러시아계 주민들이 억압을 받고 있다는 것도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남동부 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최후 저항을 벌이고 있는 아조우 연대는 이날 제철소에 대피한 민간인들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좁은 방에 머물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한 소녀는 “한참 동안 하늘이나 해를 보지 못했으며 여기를 너무나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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