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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굶어 죽는다” 상하이 절규 담은 영상 확산

등록 2022-04-24 13:22수정 2022-04-24 15:19

중국에선 삭제…유튜브 등 시청 가능
중국 상하이의 코로나19 봉쇄 상황을 담은 동영상 4월의 목소리 화면. 유튜브 갈무리
중국 상하이의 코로나19 봉쇄 상황을 담은 동영상 4월의 목소리 화면. 유튜브 갈무리

인구 2500만명의 중국 ‘경제 수도’인 상하이 봉쇄 과정에서 나타난 당국의 무능력·무책임한 대응과 주민들의 피해 등을 담은 짧은 동영상이 중국 안팎에서 널리 퍼지고 있다.

이 동영상은 ‘4월의 목소리’(四月之聲)라는 제목이 붙은 6분짜리다. 중국 내에서는 동영상이 삭제돼 찾아보기 어렵지만, 유튜브로 시청이 가능하다.

영상은 드론으로 찍은 인적 드문 상하이의 전경을 6분 동안 비추면서, 지난 3월 중순부터 한 달 여 동안 상하이 봉쇄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을 자막과 실제 현장 음성으로 설명한다.

지난달 중순 기자회견에서 상하이 시당국은 ‘봉쇄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하지만, 이달 초 지역의 한 간부는 주민과의 통화에서 ‘상부가 좋은 정책을 내지 않고 있다’고 울먹인다. 타 지역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은 먹을 것조차 지원받지 못하고, 봉인 테이프를 붙이는 일에 동원됐다가 ‘부적절한 일을 시키지 말라’고 항의한다. 지원 물건이 도착해도 상부 지시가 있기 전까지는 전달하지 못한다고 버티고, 소독을 이유로 지원 음식을 폐기해 버리기도 한다. 2500만명을 한 달 이상 봉쇄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무책임과 무능력이다.

주민들은 상당한 피해를 호소한다. 한 주민은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완치해 돌아가지만 지역 당국에 의해 재입주가 거부됐다. 한 노인은 치료를 받고 병원을 나섰지만 차량이 없어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 중병에 걸리고도 병원에 의해 등록을 거부당한 이도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웃과 봉쇄된 이들에게 먹거리를 나누는 이들도 있다.

아래 동영상 내용의 전문을 번역했다.

▶동영상 주소 : https://www.youtube.com/watch?v=WDI8xuPEp7s

<4월의 목소리>(四月之聲)

2022년 3월15일 상하이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

일일 확진자 5명
무증상 확진자 95명
누적 확진자 360명
누적 무증상 확진자 959명
(당국) “현재 상하이는 봉쇄되지 않았다. 지금 도시를 봉쇄할 필요가 없다. 현재 상하이의 전염병 상황에 따라, 우리는 상황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2022년 3월26일 상하이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

일일 확진자 45명
무증상 확진자 2631명
누적 확진자 360명
누적 무증상 확진자 1만2167명
(당국) “여러분은 이렇게 물을 수 있다. ‘도시를 3일, 5일, 또는 일주일 동안 봉쇄할 수 있느냐’고. 안된다. 왜 안되느냐? 우리의 상하이는 상하이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다. 상하이는 국가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든 상하이 시민들이 큰 그림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2022년 4월18일 상하이 코로나19 관련 언론 브리핑

일일 확진자 3084명
일일 무증상 확진자 1만7332명
누적 확진자 2만7613명
누적 무증상 확진자 37만320명

2022년 4월1일

푸둥 지역 질병관리본부장, 한 주민과 통화
(당국)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병상이 바닥나고 있다. 격리시설에 자리도 없고 구급차도 없다. 이건 사실이다. 주민들 중 ‘음성’이라고 통보 받았지만, 건강앱에 ‘양성’이라고 나오는 이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정부에 전화해 항의하라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고?”
(주민) “지금 상하이 당국의 공식 웨이보 계정의 댓글 섹션도 닫혀 있다.…”

2022년 4월1일

진산구 한 병원에서 확진된 영아와 확진되지 않은 부모가 따로 분리

2022년 4월2일

구호 물품을 배달하러 온 트럭 기사가 누구도 만나지 못해
(기사) “오전 4시에 도착해서 아직 기다리고 있다. 이 채소들을 그냥 썩게 내버려 둘 건가? 그리고 물을 찾을 수 없다. 상하이에는 편의점이 없나? 먹을 것을 못 찾겠다. 나는 자원해서 여기 왔다, 무료로. 그런데 지금 밥도 못 먹고 있다…”

2022년 4월2일

바오샨구 다창진의 한 주민이 지역 관공서에 전화해 항의
(주민) “푸둥 쪽 주민 중에 (푸시 지역인) 바오샨구라고 인쇄된 구호 물품을 배달받은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냐? 우리 바오샨 주민들이 어떻게 느낄것 같으냐?”

2022년 4월2일

주민들 의료지원팀에 감사
“고마워요, 의료진들! 상하이를 도와주서 고맙습니다!”

2022년 4월2일

바오샨구 구촌의 한 동네
“물자를 보내줘! 물자를 보내줘! 물자를 보내줘!”

2022년 4월3일

푸둥 지역 주민위원회 간부, 주민과 통화
(간부, 울먹이며) “우리는 상부의 더 나은 정책이 필요하다. 주민들을 더 잘 도울 수 있도록. 지금은 전혀 없다. 당신은 아느냐. 그런 게 없다. 이 일은 나를 정말 지치게 한다.”

2022년 4월6일

송장구 지역 경찰이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노인에게 소리쳐
(경찰) “내가 누구를 위해 일하냐. 나도 집이 있다. 당신들은 집에 머물지 않지만, 나는 집이 있어도 돌아갈 수가 없다.”

2022년 4월6일

푸둥 지역, 주인이 격리된 뒤 강아지(웰시코기)가 당국에 맞아죽어
(주민) “그들이 개를 때려 죽인건가. 아, 이럴수가.”

2022년 4월6일

한 여성이 이웃과 음식을 나눠
“우리는 모두 한 동네에 살잖아. 우리는 좋은 친구잖아.”
“감사해요, 아주머니!”
“이렇게 멀리 오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을텐데.”
“상하이 사람들이 친절하지 않다고 누가 말하냐”
“아, 정말 별거 아니다.”

2022년 4월7일

민항구, 한 경찰이 트럭 기사에게 음식을 전달
(경찰) “소금에 절인 야채랑, 많이 먹어라. 다 먹어!”
(기사) “경찰이 나에게 음식을 갖다줬다. 착한 경찰이다. 며칠 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다.”

2022년 4월7일

푸둥 지역, 한 노인이 중병을 앓지만 병원은 접수 거부
(주민) “우리 아버지다. 오늘 아침 8시부터 구급차를 타고 계속 돌아다니고 있다. 병원 두 곳이 접수를 거부했다. 주민위원회에 얘기했더니 ‘될 거라’고만 한다. 이게 우리의 현재 상황이다. 의사도 없고, 이런 상황을 책임질 사람도 없다. 다들 부모가 있는데, 어떻게 이럴수가 있냐?”

2022년 4월7일

양푸구, 봉쇄된 사무실에 갇힌 이들에게 배달된 음식 버려져
(당국) “들어봐, 나는 건물을 소독하고 있어서, 음식을 쓰레기통에 버려야 해.”
(주민) “왜? 그럼 우린 뭐를 먹지?”
(당국) “그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냐. 나는 그냥 소독을…”

2022년 4월8일

쉬후이구, 늦은 밤 완치돼 돌아온 여성이 본인 동네에 입주가 거부돼
(여성) “나는 병원에서 핵산(PCR) 검사를 받았고, 치료를 받았다.”
(당국) “주택 단지는 재입주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주민) “무슨 근거로 막냐? 여기 사는데.”
(당국) “그럼 지역 위원회랑 상의해 봐, 이 문제를.”

2022년 4월8일

푸둥 지역 늦은 밤 어느 동네
냄비와 프라이팬을 두드리며 항의 시위

2022년 4월8일

푸시 지역 송장구 주팅의 늦은 밤 어느 동네
(주민들) “물자를 보내라! 물자를 보내라! 물자를 보내라!” 항의 시위

2022년 4월8일

한 남성이 봉쇄된 인테리어 기사에게 음식을 배달
(남성) “내가 원래 어제 이걸 가져오려고 했는데 감염될까봐 무서워서 못왔다. 그러다 오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바이러스는 우리를 죽이지는 않겠지만, 굶주림은 우리를 죽일 수 있다는.”

2022년 4월8일

훙커우구 늦은 밤, 한 노인이 퇴원했지만 집에 돌아가지 못해
(노인) “이게 사람을 죽이는 거다. 병이 나았어도 다시 병이 날 것 같다.”

2022년 4월9일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격리시설에 입주
“이 건물에는 지붕도 없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담요와 침대를 차지하기 위해 달려갔다.”
“여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어, 한번 봐바.”
“화장실이 어디냐?”
“잘 모르겠다. 나는 의료진이 아니라 격리된 사람이다.”
“그들은 아직 침대도 만들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냥 바닥에서 자고 있다.”

2022년 4월9일

펑셴구 주민들이 배달된 물자를 받지 못해
(주민) “그럼 물자를 주는 거냐?”
(당국) “물자를 줄지 말지는 통지를 기다려야 한다.”
(주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굶어 죽는다!”

2022년 4월10일

쉬후이구 주민들이 문을 폐쇄한 것에 항의
“불이 나면 어떡하냐?”
“어떻게 문을 밖에서 폐쇄할 수 있냐.”
“불이 나면 어떡하냐. 대답해 봐.”

2022년 4월12일

새벽 한 여성이 한밤중에 이웃집 문을 두드리며 해열제를 달라고 애걸
120 긴급전화에는 300여명이 대기하고 있고, 지역위원회에는 약이 없다.
(여성) “아이가 열이 나요. 아주머니, 집에 계시나요?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2022년 4월13일

쉬후이구 자원봉사자들이 주택에 봉인 테이프를 붙이는 것을 거부
(자원봉사자) “우리가 협조하려 하지 않는게 아니다. 이 일은 자원봉사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맞지 않냐?”
(자원봉사자) “내일 당신들이 봉인을 뜯어라. 우리는 하지 않을 것이다.”

2022년 4월12일

쉬후이구 한 노인이 치료를 받고 싶다고 주민위원회에 요청
(노인) “12345에 신고했고, 경찰에도 전화했어요.”
(주민위원회) “알고 있다. 그들이 뭐라고 하던가?”
“아무 응답도 없었다.”
“도대체 그들이 무슨 생각인지, 나도 모르겠다. 위 선생님, 저도 도와드릴 수 없어 답답하다. 당신보다 더 마음이 아프다. 당신은 단지 한 가정이지만, 나는 지금 수많은 가정을 상대하고 있다.”
“맞다. 네가 한 말 다 공감한다.”
“당신의 상황에 대해 서면 보고서를 제출했다. 전화도 셀 수 없이 많이 걸었다.”
“고맙다.”
“위 선생님, 죄송하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다음날 위씨는 병원에 이송됐다.

4월20일 상하이 당국은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며칠간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고, 지역 내부 확신이 효과적으로 억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가 빨리 회복되기를.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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