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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시아 ‘가스 무기화’에 맞선 유럽의 대안은?

등록 2022-04-27 13:45수정 2022-04-27 14:27

유럽, 가스 수입의 40% 러시아 의존
노르웨이·미국·카타르 ‘대체 수입처’ 부각
이탈리아는 아제르바이잔 가스 확보 추진
국제 공급 부족해 충분한 물량 확보 어려워
유럽이 러시아의 가스 중단에 대응하기 위해 노르웨이, 미국, 카타르 등으로 가스 수입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영국 웨일스의 한 항구에 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이 정박해있다. 밀포드헤이븐/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이 러시아의 가스 중단에 대응하기 위해 노르웨이, 미국, 카타르 등으로 가스 수입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영국 웨일스의 한 항구에 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이 정박해있다. 밀포드헤이븐/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27일(현지시각)부터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가스를 무기로 한 러시아의 대유럽 제재가 가시화했다. 유럽은 전체 가스 수입의 40%가량을 러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어,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이 확대될 경우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유럽 주요 국가는 지난해 이후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서서히 줄여왔으며 유럽연합(EU)은 올해 말까지 러시아 가스 수입량을 3분의 2가량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부터 국제 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도 부족한 상황이어서, 대체 수입처 확보가 쉽지만은 않다.

유럽연합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현재 러시아 이외의 국가 가운데 유럽연합에 가스를 많이 수출한 나라는 노르웨이(전체 도입 물량의 16.4%), 알제리(7.7%), 카타르(6.8%), 미국(6.5%), 나이지리아(4.8%) 등이라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이 때문에 당장은 이들 국가로부터 가스 수입을 늘리는 것이 가장 유력한 대책으로 꼽힌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경우, 노르웨이, 네덜란드, 영국, 덴마크 등에서 가스관을 통해 추가로 가스를 공급받는 것이 유력한 대안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지적했다. 석유화학 정보 기업 ‘아이시아이에스’(ICIS) 자료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체 가스 수요의 32%를 러시아에서 공급받았으며, 20%는 노르웨이에서 확보했다. 네덜란드와 체코에서도 각각 12%, 11%를 수입했다.

노르웨이의 대형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는 유럽의 가스 수요 증가에 대비해 올여름 가스 생산량을 예년보다 확대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시설 점검을 위해 여름철에는 가스 생산량을 평소보다 줄여왔지만, 올해는 화재로 가동이 중단됐던 생산 공장을 빠르게 재가동하는 등 수요 확대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등 남부 유럽 국가들은 아제르바이잔 가스 수입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카트리 심손 유럽연합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2월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해 가스 수입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유럽연합은 그리스, 알바니아, 이탈리아로 이어지는 ‘트랜스 아드리아 가스관’을 통해 아제르바이잔 가스 수입량을 한해 80억㎥에서 100억㎥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현재 터키, 그리스, 조지아, 이탈리아 등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도 올해 150억㎥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유럽연합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유럽연합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가스 규모(1550억㎥)의 10% 수준이다. 미국의 가스 생산 업체들은 최근 생산량을 최대로 늘리고 있으나, 신규 생산 시설 건설에는 2~3년가량 걸리기 때문에 당장은 다른 지역에 대한 공급량을 줄여야 유럽연합 공급 물량을 맞출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해 유럽연합에 770억㎥의 액화천연가스를 공급한 카타르도 중요한 대안으로 부각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아시아에 대한 수출을 줄이지 않는 한 유럽 수출을 확대하기 어렵다. 카타르는 생산 물량의 70% 정도를 장기 계약을 통해 아시아 국가들에 수출하고 있다. 유럽의 가스 하역 시설에도 한계가 있어, 선박을 통한 가스 수입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미국·카타르 등의 공급 확대를 통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가스 물량이 올해 600억㎥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러시아산 가스 공급 규모의 38% 수준이다. 여기에 추가로 풍력·태양열 발전 확대를 통해 올해 말까지 200억㎥ 규모의 가스 수요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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