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러시아 가스관 한곳 운영 중단…유럽 가스 공급 차질

루한스크 거쳐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
우크라 통한 공급량의 3분의 1 차지

우크라이나 가스관 운영 업체가 11일부터 유럽 공급용 러시아 가스관 한 곳의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에 있는 러시아산 가스 저장·공급 시설. 바움가르텐/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가스관 운영 기업이 11일(현지시각)부터 주요 교전 지역인 루한스크주를 거쳐 가는 가스관을 통한 러시아 가스 수송을 중단한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10일 보도했다. 이 가스관은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에 공급되는 가스의 3분 1을 담당하고 있어,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우크라이나 가스수송시스템 운영사’(GTSOU)는 이날 성명을 내어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루한스크주 노보프스코우의 가스 압축 시설을 가동할 수 없어 ‘소크라니우바’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11일 오전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두 개의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유럽 다른 나라로 보내고 있는데, 운영이 중단되는 가스관은 하루에 약 3260만㎥를 처리해 왔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유럽 수송용으로 처리하는 전체 가스 물량의 약 3분의 1이다.

이 회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사 가스관 시설 몇 곳이 일시적으로 러시아군의 통제를 받고 있다며 “노보프스코우 가스 압축 시설 등에 대한 운영·기술 통제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또 “점령군이 기술적 처리와 운영 방식 변경 등에 개입해 우크라이나 전체 가스관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소크라니우바 가스관을 통해 공급하던 물량을 ‘수드자 가스관’을 통해 일시적으로 처리하는 게 가능하다고 밝혔다. 수드자 가스관은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는 북부 수미주를 거쳐 가는 가스관으로, 하루에 7700만㎥의 가스를 처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 가스 공급 업체 가스프롬은 소크라니우바 가스관을 거쳐 가던 가스를 수드자 가스관으로 보내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가스프롬은 지금까지처럼 계속 운영을 하지 못할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생겼다는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또 현재 유럽 내 가스 구매자에 대한 모든 공급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스프롬이 수드자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 확대에 응하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에 공급되는 가스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 서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몰도바의 국영 가스 회사는 우크라이나나 러시아 쪽으로부터 가스 공급이 중단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6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10일 한때 메가와트시(㎿h)당 100유로를 넘었다가 전날보다 5.35% 오른 98.8유로로 거래를 마쳤다.

신기섭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