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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교황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나토가 도발했을 수 있다”

등록 2022-06-15 09:34수정 2022-06-15 14:53

한 국가 정상이 몇달 전 나토 움직임 걱정했다고 공개
“전쟁 뒤에서 펼쳐지는 전체 드라마 주목해야”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발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티칸/로이터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발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티칸/로이터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도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러시아군의 잔악 행위를 비판하면서도 선과 악이라는 흑백 논리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의 예수회 정기 간행물 <라 치빌타 카톨리카>(가톨릭 문화)는 14일(현지시각)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19일 유럽의 예수회 간행물 편집자 10명을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벌어지기 몇달 전 한 국가의 정상을 만났다. 아주 현명하고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인물인 그는 내게 나토의 움직임이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자신이 이유를 묻자 그가 “나토가 러시아의 문 앞에서 짖어 대고 있다. 러시아가 제국이며 외세가 가까이 접근하는 걸 허용하지 않는다는 걸 나토는 이해하지 못한다. 상황이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결론 지었다고 소개했다.

교황의 이 발언은 평화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기여해야 하느냐는 편집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교황은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과 거리를 둬야 한다. 형이상학적인 선과 악은 없다. 서로 매우 밀접하게 얽혀있는 요소들을 지닌 전세계적인 무언가가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현재 목격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군과 체첸·시리아 용병들이 저지르는 잔악함과 흉폭함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 무시무시함만 보고 전쟁 뒤에서 펼쳐지는 전체 드라마를 보지 못할 위험이 있다”며 전쟁이 “어쩌면 도발됐거나 저지되지 않고 방치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나는 무기를 실험하고 판매하는 것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아주 슬픈 일이지만, 깊숙한 곳에서 이해 관계가 얽힌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나아가 이 발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지적할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나는 그를 지지하지 않는다. 이렇게 말하는 건 너무 단순하고 잘못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교황은 “나는 단지 (사태의) 뿌리와 이해 관계를 생각하지 않은 채 선과 악을 나누기 위해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는 데 반대한다. 러시아군의 잔인한 행동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번 사태의) 문제점들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9월로 예정된 카자흐스탄 방문 때 러시아 정교회를 이끄는 키릴 총대주교를 만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교황은 애초 이달 중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키릴 총대주교와 만나려 했으나 전쟁 때문에 만남을 연기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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