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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 폭격 상상도 못해” 쇼핑몰에 공습 사이렌 울렸지만…

등록 2022-06-29 11:13수정 2022-06-30 02:46

20명 사망, 59명 부상…실종자 최소 36명
러시아군, 초정밀 미사일 상당히 소진
정밀도 낮은 미사일 동시다발 공격 전환
우크라이나 중부 크레멘추크에서 28일(현지시각) 한 여성이 러시아군의 쇼핑몰 미사일 공격으로 숨진 이들을 추모하며 꽃을 바치고 있다. 크레멘추크/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중부 크레멘추크에서 28일(현지시각) 한 여성이 러시아군의 쇼핑몰 미사일 공격으로 숨진 이들을 추모하며 꽃을 바치고 있다. 크레멘추크/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크레멘추크의 쇼핑몰 폭격에 따른 사망자가 20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적어도 36명 이상의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28일(현지시각) 이틀째 이어졌다. 러시아군이 초정밀 미사일을 많이 소진하며 정밀도가 떨어지는 미사일을 한꺼번에 쏘아대는 전술로 전환해 민간인 피해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7일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크레멘추크의 쇼핑몰에서 실종된 주민이 적어도 36명 이상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매캐한 연기 냄새가 나는 가운데 소방관들이 실종자 수색을 이어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 밤 대국민 연설에서 쇼핑몰 폭격으로 20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쇼핑몰 인근에는 사망자들을 추모하는 주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손에 촛불을 든 주민들이 꽃을 바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고, 근처에서는 실종된 가족들의 소식을 기다리는 주민들이 수색 현장을 지켜봤다.

주민들은 쇼핑몰이 미사일 공격을 받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언제 또 공격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부 하르키우 지역에 살다 크레멘추크로 옮겨온 알리아 스크립파(35)라는 여성은 <로이터>에 전투가 벌어지는 곳에서 170㎞ 이상 떨어진 이 곳은 안전할 줄 알고 4살, 7살짜리 딸들과 옮겨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일 이후 우리가 과연 안전한지 확신하지 못하겠다”며 외국 등으로 피란을 가야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몰에서 장을 보던 많은 주민들은 미사일이 실제로 떨어지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해, 공습 사이렌 소리를 무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자신을 로만이라고 밝힌 28살 청년은 공습 사이렌 소리가 나자 쇼핑몰 노동자 일부가 지하로 대피했지만, 많은 고객들은 계속 쇼핑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쇼핑몰쪽이 며칠 전부터 공습 사이렌이 울려도 영업을 계속 할 수 있게 허용했다고 덧붙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러시아군이 서방에서 제공한 무기 보관소를 미사일로 공격했다며 여기에 보관하던 탄약이 폭발하면서 쇼핑몰로 불이 번졌다고 주장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도 정밀한 미사일로 무기 보관소를 공격했다며 “보관 중이던 탄약이 폭발하면서 영업하지 않는 쇼핑몰로 불이 번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이 연일 이어지면서 중남부 도시 드리프로에서도 미사일 공격으로 공장 건물 등이 파괴돼 구조대원들이 부상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발렌틴 로즈니첸코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주지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군이 6기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 가운데 3기가 철도 시설과 공장 건물 등에 떨어졌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최근 들어 초정밀 미사일을 많이 소모하면서 정밀도가 떨어지는 미사일을 동시 다발적으로 공격하는 전술을 쓰기 시작했다고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이 지적했다. 바딤 데니센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은 최근 한 방송에 나와 러시아군이 그동안은 몇기의 순항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공습을 벌였으나, 최근에는 정밀도가 떨어지는 대함 미사일 등을 동시에 수십기씩 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전쟁 연구소’(ISW)는 이런 전술 변화는 러시아군이 초정밀 미사일을 많이 소진하면서 나타났다며 앞으로 미사일 공격에 따른 민간인 피해가 급격하게 늘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대 교전 지역인 동부 루한스크주 리시찬스크에서는 러시아군이 도시 남쪽의 정유 시설을 장악한 가운데 도시 점령 작전을 이어갔다. 러시아군은 이미 점령한 인근 도시 세베로도네츠크에서도 강 너머로 군인들을 투입해 리시찬스크 시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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