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2019년 11월14일 수도 브라질리아의 외무부 건물에서 브릭스 회담을 갖고 서로 악수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로 국제 사회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꺼리고 있지만, 브라질은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최근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성사시켰다.
1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로이터> 등 통신에 따르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러시아산 경유를 더욱 저렴하게 수입하기 위한 러시아와의 협상이 거의 타결됐다고 공식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리아 대통령궁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러시아산 값싼 경유를 살 수 있는 거래가 거의 성사를 앞뒀다”며 “브라질에서는 모든 것이 잘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과 브라질 광물자원부는 더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브라질이 어떻게 러시아산 석유를 사들일지 구체적인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다.
11일 브라질 상파울로의 한 주유소에 경유 가격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서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 거래는 브라질이 대러시아 경제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호관계를 유지해 얻을 수 있었던 실질적 혜택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인 지난 2월16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국내 반대에도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연대를 재확인했다. 당시 회담에서 브라질은 자국 농업에 필수적인 러시아의 비료를 안정적으로 수출해달라고 요청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전쟁에 중립을 지키며 러시아의 경유를 수입한 것은 10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 여론을 우호적으로 조성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브라질의 연료가격 상승을 비롯한 물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이번 대선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패색이 짙어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군인 출신의 극우 성향 정치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좌파 지도자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에 이어 2위로 밀려난 상태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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