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명 희생’ 나치 학살 매장지 80년 만에 발견

폴란드 솔다우 집단수용소 인근 화장재 17.5t 확인
총리 “나치가 끼친 경제적 피해 보고서 준비중”

폴란드 북부 지아우도보에서 최근 발견된 나치 희생자 집단 매장지에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무덤이 만들어졌다. 지아우도보/AFP 연합뉴스

2차 세계대전 때 나치가 학살한 8000여명을 화장한 뒤 묻은 것으로 보이는 매장지가 폴란드 북부에서 발견됐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이 14일 보도했다.

폴란드 국립추모재단의 토마시 얀코프스키는 나치 집단수용소가 있던 솔다우(현 지아우도보) 인근에서 사람을 화장한 재 17.5t이 묻힌 매장지를 최근 발견했다고 밝혔다. <비비시>는 나치가 학살 흔적을 감추려고 이미 매장된 시신들을 꺼내 화장한 뒤 재를 묻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얀코프스키는 시신 한 구를 화장할 때 나오는 재를 2㎏으로 계산할 경우, 이번에 발견된 매장지의 희생자는 8천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 2개의 큰 구덩이를 발견했다며 희생자를 추가 확인하기 위한 발굴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나치는 1939년 솔다우에 집단수용소를 만들어 유대인이나 폴란드 지식인, 정치적 반대 세력 등을 가뒀으며, 이 수용소에 있다가 살해된 사람은 3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자들은 희생자들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디엔에이(DNA) 검사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13일 나치의 전쟁 범죄뿐 아니라 나치 범죄에 따른 경제적 손실까지 계산한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독일이 폴란드인들에게 엄청한 피해를 끼쳤으나 보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독일은 보상 문제는 1950년 법적으로 정리됐다는 입장를 보이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때 희생된 폴란드인은 약 600만명이며, 이 가운데 절반은 유대인이라고 <비비시>는 전했다. 2019년 폴란드 여당 소속 한 의원은 폴란드가 전쟁 기간에 입은 경제적 피해가 8500억달러(약 1천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신기섭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