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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갱단의 전쟁’으로 아이티 무법천지…닷새간 234명 사상

등록 2022-07-17 14:43수정 2022-07-18 02:50

유엔 “상반기에만도 934명 사망”
“빈민가 주민 수천명 물·식량 못 구해”
무장 갱단의 세력 다툼으로 아이티 수도 인근의 빈민가가 전쟁터로 변한 가운데 물가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거리에서 타이어 등을 불태우고 있다. 포르토프랭스/AFP 연합뉴스
무장 갱단의 세력 다툼으로 아이티 수도 인근의 빈민가가 전쟁터로 변한 가운데 물가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거리에서 타이어 등을 불태우고 있다. 포르토프랭스/AFP 연합뉴스

카리브해의 가난한 나라 아이티에서 무장 갱단의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면서 며칠 사이에 99명이 숨지고 수천명이 물과 식량도 구하지 못한 채 고립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유가 등 물가 급등에 항의하는 시위까지 겹치면서 나라가 무정부 상태의 대혼란에 빠지자, 유엔은 아이티 정국 안정을 위한 지원 활동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유엔난민기구는 16일(현지시각)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교외의 빈민 지역인 시테 솔레이 지역에서만 적어도 234명이 갱단의 폭력 때문에 숨지거나 다쳤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은 최근 갱단의 폭력으로 이 지역에서 숨진 이들이 99명이라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유엔난민기구의 제러미 로런스 대변인은 “지난 1월부터 6월말까지 포르토프랭스에서 확인한 사망자와 부상자가 각각 934명과 684명이며, 납치된 사람도 68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희생자 대부분은 무장 세력과 직접 관련이 없는데도 희생당했다고 덧붙였다. 로런스 대변인은 “중무장한 갱단의 활동이 날로 정교해지고 있다”며 “동시에 여러 지역을 공격하는 조직적인 폭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7일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자신의 집에서 괴한들에게 암살 당한 이후 아이티는 나라 전체가 혼란에 빠졌고, 8월에는 규모 7.2의 강력한 지진으로 2천여명이 숨졌다. 게다가 최근에는 ‘G7’이라는 갱단과 ‘GPEP’라는 갱단이 시테 솔레이 지역에서 주도권 다툼을 벌이면서, 이 지역이 무법천지로 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갱단의 일부는 정부와 보안군의 암묵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시테 솔레이 지역에서 물과 식량도 구하지 못한 채 발이 묶여 있는 주민만 수천명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의 현지 활동 책임자 무무자 무힌도는 “이 지역으로 들어가는 도로변에서 불에 타거나 부패한 시신을 목격했다. 여기는 진짜 전쟁터다.”라고 말했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무장 세력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현장 접근을 허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빈민가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가디언>에 “매일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온 사방에서 총격이 벌어지고 시신도 널려 있다”며 “빠져나가려 하면 두들겨 맞거나 살해당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시장도 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이 지역에서 계속 살았는데, 이렇게 심한 폭력은 처음 본다”며 “경찰도, 구급차도 없고 우리는 완전히 고립됐다”고 덧붙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전날 현지 유엔 사무소의 활동을 1년 연장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은 이 결의안에서 전세계 모든 나라에 무장 세력에 대한 무기 지원 금지를 촉구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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