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영 텔레비전 <채널1>의 편집자 마리나 오브샤니코바가 지난 3월 14일 생방송 뉴스가 진행되던 스튜디오에 들어가 전쟁 반대 손팻말을 들고 있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러시아 국영 텔레비전 뉴스 스튜디오에 생방송 도중에 들어가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손팻말을 들었던 러시아 언론인이 17일(현지시각) 경찰에 한때 구금됐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 텔레비전 <채널1>의 편집자였던 마리나 오브샤니코바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채널은 이날 “오브샤니코바가 구금됐다”고 밝혔다. 발표 직후 오브샤니코바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개 두마리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 동안 제복을 입은 이들이 내게 접근했다”며 “현재 내무부의 (모스크바 시내) 크라스노셀스키 (경찰) 사무실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3시간 뒤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집에 돌아왔다. 모든 것이 정상이다”라고 밝힌 뒤 “앞으로는 여권과 여행 가방을 갖고 외출하는 게 최선이겠다”고 덧붙였다.
오브샤니코바는 전쟁이 시작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3월14일 <채널1>의 저녁 간판 뉴스 프로그램 ‘브레먀’가 진행되는 동안 스튜디오로 들어가 “전쟁 반대, 전쟁을 중단하라, 선전선동을 믿지 말라, 그들은 여기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쓴 손팻말을 들었다. ‘전쟁 반대’ 등의 구호도 외쳤다. 오브샤니코바는 시위 관련 법 위반 혐의로 3만루블의 벌금을 물었다.
오브샤니코바는 현재 독일 신문사 <디벨트>의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달 초 러시아로 일시 귀국했다. 오브샤니코바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로 지칭하면서 “당신이 그만두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숨져야 하느냐?”고 비판하는 손팻말을 든 사진을 올린 바 있다. 이런 행위는 러시아에서 허위 사실 유포나 군 명예 훼손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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