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중국 하이난성의 원창 우주선 발사장에서 우주정거장 실험실 모듈을 실은 ‘창정 5B호’ 로켓이 이륙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이 쏘아올린 대형 우주발사체 ‘창정 5B호’의 로켓 잔해물이 31일 새벽(한국시간) 인도양 상공으로 진입해 필리핀 남서부 바다에 떨어졌다. 앞서 이 잔해물의 추락 예상 지점에 한반도가 포함되면서 며칠간 공포감이 조성됐지만 다행히 우려하던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3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우주사령부는 트위터를 통해 “로켓 ‘창정 5B호’가 인도양 상공에 재진입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확인된 시각은 미국 동부 시간으로 30일 낮 12시45분(한국시간 31일 오전 1시45분)께다. 중국 유인우주국도 웨이보를 통해 “‘창정 5B호’의 잔해가 필리핀 남서부 해상에서 지구와 충돌했다. 잔해 대부분은 보르네오섬과 필리핀 사이의 술루해 상공에서 불에 타 사라졌다”고 전했다.
‘창정 5B호’는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새 디자인의 고중량 로켓으로 중국이 올해 말까지 건설하기로 한 톈궁 우주정거장의 실험실 모듈을 운송하기 위해 쏘아 올렸다. 앞선 지난 24일 중국 하이난성의 원창 우주선 발사장에서 발사됐다.
이번에 지구상에 떨어진 로켓 잔해물은 ‘창정 5B호’의 상단으로, 무게가 24.5t, 길이는 31m에 달하는 일종의 큰 ‘우주 쓰레기’다. 이렇게 크고 무거운 로켓 잔해물이 추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며칠 전부터 인구밀집 지역에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우려가 나왔다.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도 28일 중국 우주발사체 ‘창정 5B호’ 로켓 잔해물이 지상으로 추락할 위험이 있어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대한 로켓 잔해는 결국 바다로 추락했지만, 중국이 창정 5B호 로켓의 구체적인 궤적 정보를 공유하지 않은 점은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빌 넬슨 미 항공우구국(NASA) 사무국장은 “모든 우주 비행 국가들은 잠재적인 잔해 충돌 위험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유형의 정보를 사전에 공유하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 책임감 있는 우주 사용과 지구상의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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