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위기를 겪고 있는 에티오피아 지원용 밀 2만3천t을 실은 ‘브레이브 커맨더’호가 1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 도시 유즈네의 피우데니항을 떠나고 있다. 유즈네/EPA 연합뉴스
에티오피아 지원을 위한 구호용 곡물을 실은 배가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에서 처음 출항했다.
에티오피아를 지원하기 위한 밀 2만3천t을 실은 레바논 국적의 ‘브레이브 커맨더’호가 1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 도시 유즈네의 피우데니항을 떠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기반시설부는 이 배가 아프리카 북동부 지부티의 항구를 향해 출발했으며 최종 목적지는 에티오피아라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을 내어 “아프리카 주민 가운데 사회 취약 계층에게 식량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유엔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달 22일 오데사·유즈네·초르노모르스크 등 흑해 면한 서부 3개 항구를 통해 곡물 수출을 재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곡물 수송선이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출발했다.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세계의 기아 사태를 끝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곡물이 우크라이나에서 선적되어야 한다. 우크라이나 곡물이 세계 시장에 나오면서 전세계 식량 위기가 더 심각해지는 걸 막을 기회는 얻게 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는 세계식량계획 조정관은 이날 출발한 곡물이 목적지에 도달하는 데 2주가 걸릴 것이라며 지금까지 6만t의 구호용 곡물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선적될 곡물들은 중동과 아프리카 동부 지역 국가들에 주로 지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세계식량계획은 화물 처리 효율이 가장 뛰어난 오데사 항구를 통한 곡물 수송에 집중하고 있지만, 다른 경로를 통해 곡물을 수송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이 기구는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이 다시 시작됐지만 여전히 세계 식량 공급이 빠듯해 45개국의 5천만명이 전례 없는 식량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한편, 튀르키예(터키)에 설치된 흑해 곡물 수출 ‘공동조정센터’는 이날까지 모두 15척의 배에 대해 흑해 항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선적된 곡물은 옥수수 45만t, 해바라기 깻묵 5만t, 밀 4만1천t, 콩 1만1천t 등이다. 선적된 곡물의 70%는 터키·이란·한국 등 3개국으로 수출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9월 한달동안 흑해 항구를 통해 300만t의 곡물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그 이후에는 한달 평균 400만t까지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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